매일신문

[12·19를 향하여]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세 번째로 진보정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1일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대형마트 규제 ▷중소기업 지원 ▷사회공공서비스 강화 등을 지역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역 공약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대구·경북지역 2천여 개의 유망 중소기업을 지원·육성, 이 중 10% 이상을 대기업 진출규제사업으로 지정, 지속적으로 보호하겠다. 또 재벌 대기업의 대형마트를 규제해 자영업자를 보호하고 재래시장을 살려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교육, 의료, 주거, 보육 등 국민기본생활 지원을 위한 사회공공서비스를 강화해 소외된 지역민을 보호해 나가겠다.

-지방 정책의 기조는?

▶우선 지방세와 국세를 획기적으로 개편해 지방재정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주민발안제와 주민재정 투표제 도입, 주민참여기본법 제정 등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겠다. 지역재투자법과 서민금융시스템을 마련해 수도권 및 대도시 중심의 국가운영패턴을 중앙과 지방이 균형을 이루도록 할 계획이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역 노동자들의 기대가 크다.

▶국공립 산재전문병원은 성서, 구미, 포항 등의 각 공단마다 설치해야 한다.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과 최고의 산재사망률 등 불명예스런 한국의 노동환경을 즉각 개선해야 한다. 또 국공립 보육시설을 대폭 확충, 보육문제로 직장을 그만두는 노동자가 단 한 명도 없도록 해야 한다.

-'한반도 종단 열차(TKR) 입지를 두고 동해선으로 해야 한다.'는 지역 여론이 높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 종단 열차는 두 축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미 연결된 경의선 개통과 함께 끊어진 동해선을 연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범여권과 후보단일화 가능성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보수정당들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뿌리에 두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찍으나, 범여권 후보를 찍으나 우리 경제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보정당에서 10년째 같은 후보가 대선에 나서는 것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10년간 일관되게 정치적 신념을 갖고 활동하고 그것을 지켜 왔다는 것은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것이다. 다만 세 번째 출마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브라질의 경우를 보라. 현재 집권하고 있는 노동자당의 룰라 대통령은 네 번째 도전에서 당선됐다. 그만큼 보수정치가 장악하고 있는 사회를 바뀌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의회주의에서는 의석수가 '힘'이 될 때도 있다. 이를 위해 이념적 좌표를 수정할 계획이 있나?

▶지적한 대로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은 노동자, 농민, 서민으로부터 나온다. 아직까지 민주노동당은 그런 분들에게 절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진보정당의 성장이 더딘 것은 보수가 진보를 죽였던 과거에서 찾아야 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보수는 진보를 불편해 한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진짜 보수'를 만나고 싶다.

-최근 발표한 한반도 평화정책 구상을 담은 '5대 평화프로젝트' 공약에 대해 '너무 급진적인 정책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5대 평화프로젝트'는 한반도의 분단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는 근본적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다. 더 이상 불필요한 긴장과 대립이 계속 된다면 남북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위기 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평화와 통일을 진심으로 염원하는 진보 정당만이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한반도의 새로운 설계도 정도로 봐 달라.

-대구·경북과 개인적 인연이 있는가?

▶결혼할 때 경북 영천의 처갓집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아내는 가출했고, 나는 아내를 찾아 영천 구석구석을 헤맸다. 날이 저물어 버스를 타고 영천을 빠져나오려 할 즈음,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극적으로 버스 안에서 재회했다. 이후 서울로 오지 않고 우리를 처음 만나게 해 준 사촌 오빠를 찾아갔다. 그는 포항 구룡포에서 군복무 중이었다. 그날 밤 구룡포 앞바다를 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결혼을 서약했다. 권영길에게 대구·경북은 평생의 인연을 맺게 해 준 은혜의 땅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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