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늘어난 '老年離婚' 위기의식 가질 때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 속에서 노년 이혼이 놀랄만큼 급증,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1일 통계청의 '2007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9.9%(481만명)에 달한다. 10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다.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는 사전에서나 찾아볼 시대가 됐다.

이런가운데 이른바 '황혼 이혼'의 급증이 우리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지난 해 65세 이상 노인의 이혼은 여성 노인이 1천251건으로 10년전보다 6.3배나 늘었고 남성 노인은 3천87건으로 4배 늘었다. '황혼 이혼'이란 신조어가 일본에서 건너온지 불과 10여년만이다.

왜 인생의 말년에 굳이 이혼까지 했어야 했을까. 우리 사회가 노년 가정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이다. 노년기 이혼은 신혼 이혼 등 젊은 부부들의 충동적 이혼과 달리 오랜 세월 쌓인 불신과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나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표면적으로는 가정을 유지해 왔지만 실상은 금이 간 '위기의 가정'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다. 특히 여성 노인쪽에서 이혼을 제기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뿌리깊은 가부장적 가치관에 대한 반기이자 재산분할 등 이혼시 여성에 대한 경제적 보호 법제화가 많은 여성 노인들로 하여금 '이제라도 내 인생을 살겠다'는 생각을 갖게끔 하는 것이다.

2000년에 고령화 사회(65세 인구 7.2%)에 들어선 우리 사회는 2018년에는 고령사회(14.3%), 2016년에는 초고령사회(20.8%)에 이를 전망이다. 노인 가정의 안정이 사회적 안정으로 이어지는 시대가 됐다. 더 늦기 전에 노인 가정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대비책을 세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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