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식당 종업원 임금 체불 시비에 노동부 '몸살'

주인과 감정다툼…고소·고발 이어져

"사장님, 내가 싫어도 월급은 줘야 될 것 아닙니까? 왜 일 시키고 월급을 안 주는 겁니까?"

"당신이 곱게 나오는데 내가 월급 안 줬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절대로 못 줘!"

지난달 28일 오후 포항시내 한 식당. 체임을 둘러싸고 식당 주인 A씨와 1개월치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전직 종업원 B씨 간 말다툼이 한참 동안 이어졌다. 사건의 진상은 간단했다. B씨의 평소 근무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A씨는 툭하면 잔소리를 했고 이를 참지못한 B씨는 사흘간의 무단결근 끝에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졸지에 종업원 없이 장사를 하게 된 A씨는 며칠 뒤 밀린 월급을 받으러 온 B씨에게 월급을 주지 못 하겠다고 버텼다. 두 사람 간 감정싸움은 3개월째 이어졌고 마침내 B씨는 A씨를 고소했다.

식당 주인과 종업원 간 임금체불을 둘러싼 고소·고발·진정으로 노동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노동부 포항지청에 접수된 체임 민원은 모두 1천172건. 이 중 80% 이상이 종업원 한두 명을 두고 있는 소규모 식당에서 발생했고, 종업원이 그만두기 직전 주인과 심한 감정대립 상태를 유지하다 업주가 '기분나빠서' 임금을 주지 못하겠다고 나서 정식 사건으로 접수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포항지청 김인영 근로감독과장은 "체불금액은 100만 원 안팎인데 종업원은 돈 못 받아도 좋으니 업주 마음고생이라도 시키겠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업주는 줄 때 주더라도 곱게는 못 주겠다며 버티는 통에 문제가 커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또 "상대를 고생시키겠다며 시비를 벌이기보다는 깨끗하게 결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그렇게 하지 못해 주먹다짐까지 갔다가 서로 폭력 전과자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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