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의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발언이 관심을 끌었다. 대법원장은 "영장 기각으로 인한 검찰의 고통을 짐작한다"고 말했다. 신정아'정윤재씨 구속영장 기각을 둘러싸고 빚어진 법원'검찰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장이 상대를 이해하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다행스런 일이다. 대법원장은 취임 직후 공판 중심주의와 신중한 인신 구속을 강조했다. 그의 발언들은 진정성과는 무관하게 '법조 3륜' 부정 주장과 겹쳐지면서 법원 우월주의에 대한 우려를 샀다.
대법원장의 공세적 발언 이후 영장 발부를 둘러싼 검찰과의 갈등이 잦아졌다. 신정아'정윤재 씨 영장 기각사태로 갈등은 더욱 첨예화됐다. 그 와중에 국민의 법감정도 악화됐다. 구속영장 남발은 분명 타기해야할 관행이다. 하지만 법원의 구속 신중론이 결국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有權無罪(유권무죄)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많아진 것이다.
대법원장은 이 같은 국민 감정을 헤아린 듯 "과거에는 구속영장 발부를 권한으로 착각하는 판사들도 있었다"면서 "구속 여부는 판사의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사법부의 고질적인 권위주의적 병폐를 꼬집으면서 "사법부는 아직 멀었다"고까지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일 전국 고검장회의를 열어 수사관행에 대한 자성과 개선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들끓는 내부 반발을 잠재우고 전향적 자세를 보인 것이다. 대법원장의 이날 발언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법질서 확립과 인권 보호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기관 이기주의가 작동해선 안 된다. 법원과 검찰은 좋은 분위기에서 국민을 위한 사법 발전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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