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맛의 계절' 가을이 좋다

맛의 계절 가을이다.

이맘때가 되면 들과 산과 바다에서 나는 제철 먹을거리들이 여느 때보다 많이 나고 맛도 절정에 달한다.

늙은 호박을 강판에 갈아 지져낸 호박전과 토실토실 살 오른 오리고기를 석쇠에 올려 굽는 풍미와 한껏 맛이 오른 전어는 가을에만 누릴 수 있는 맛이다.

이 가을에 찾은 별미 요리를 소개한다.

◇생 유황오리고기의 진미-가창유황오리

오리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콜레스테롤이 낮아 체내 지방과다 축적으로 인한 동맥경화와 고혈압의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 여기에 알칼리성 식품으로 체질변화 효과와 더불어 다양한 부재료와 미각적 어울림도 뛰어나다.

가창유황오리는 농장과 위탁계약으로 키운 생후 50일 전후의 유황먹인 오리를 도축해 하루 이틀 저온 숙성하면 기름기가 쏙 빠지며 육질은 더욱 쫄깃해진다.

이 오리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벌건 참숯불 위 석쇠에 올려 구워먹는 '생 유황오리소금구이'는 은은한 참숯향이 배어나는 가을 진미다. 굵은 소금을 쓱쓱 뿌려 굽기 때문에 감칠맛 도 각별하다.식초에 삭힌 무 전병에 고기 한 점을 싸서 먹으면 아삭거리는 무와 쫄깃한 육질의 씹히는 맛 이 한껏 입안 군침을 돌게 한다.

매운 양념에 버무려 초벌구이를 한 후 부추를 듬뿍 얻어 다시 한 번 익혀 먹는 '양념오리고기'는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다 먹은 후 남은 양념과 오리기름에 볶아먹는 밥도 맛있다. 고기를 먹은 뒤 무료로 나오는 오리 뼈를 곤 육수에 끓인 영양죽은 포만감을 더한다.

특히 15가지 한약재로 끓여내는 복압탕(1만원)은 건강과 약용 효과 면에서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다.

8년 전 정대로 가는 가창댐 입구에서 성업했던 가창유황오리(주인'지영진) 집이 지금은 가창면 냉천리 스파밸리 입구로 옮겨 영업하고 있다. 성인 2~3명 기준으로 2만원~2만 5천원. 식당 안 테마가 있는 정원에서는 야생화 구경도 겸할 수 있다. 문의:053)768-5277

◇담백한 훈제 유황오리 바비큐의 맛-장작더미

가게 앞 속이 들여다보이는 가마 안에서 통 오리가 맛을 내며 익어가고 있다. 밑에는 참나무 장작이 훈연을 내며 불타고 있다. 150℃~200℃온도에서 약 4시간 정도 훈제된 유황오리는 기름기가 빠지면서 잡냄새가 제거되고 육질은 탄력을 지니게 된다.

이렇게 훈제가 끝난 '유황오리 바비큐'를 손님상에 낼 때면 돌판에 올려 은근히 데워진다. 먹는 동안 따뜻함이 유지되도록 하려는 배려이다.

육즙을 그대로 함유하고 있어 부드러운 육질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만 하다. 오리 바비큐와 함께 나오는 상차림은 여느 한정식상 못지않은 정갈함이 돋보인다.

특히 약선요리법을 익힌 안주인이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맛을 개발한 '양념오리불고기'와 '단호박 오리훈제구이'는 먹어 본 사람이 주변에 권할 정도로 맛이 좋다.

오리 불고기는 구기자와 당귀 등 갖은 한약재와 과일로 맛을 낸 양념에 24시간 재워 둔 고기를 세라믹 불판에 굽는 요리로 쫄깃하면서 감칠맛 나는 풍미 덕에 점심메뉴로 인기가 높다.

단호박 오리훈제구이는 한방약선요리의 일종으로 장어추출물에 역시 온갖 한약재를 첨가한 소스와 함께 인삼, 대추, 은행 등의 고명을 얹어 400℃~500℃의 고온에 익혀 내는 메뉴로 가족단위 웰빙요리이다. 2시간 전 예약은 필수다.

바비큐 등 메인 요리를 먹은 후 주문할 수 있는 '들깨 수제비'는 또 다른 별미다.

장작더미(주인'임인택)는 동구 용계동 지하철 1호선 용계역 인근에 있다. 오리훈제바비큐 3만 5천원, 오리불고기 8천원(1인분), 단호박 오리훈제구이 4만 5천원. 들깨 수제비 4천500원. 문의:053)986-6555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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