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4일 밤 도라산 남측 출입국사무소에서 가진 '대국민 보고회'에서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 "보자기가 작아서 짐을 다 싸기 어려울 만큼 성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만족해 했다.
특히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설치에 대해 "이번 공동선언에서 가장 핵심적인, 가장 진전된 합의가 바로 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첫 회담 후 눈앞이 캄캄=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첫 회담을 마치고 잠이 오질 않았다. 양측간에 사고방식의 차이가 엄청나고 너무 벽이 두터워서 무엇을 한 가지 합의할 수 있을지 눈앞이 캄캄했다. 자문했던 분들이 "처음에 군기를 좀 잡은 거다. 기세 싸움을 한 것이다. 실망하지 말라."고 위로해 줬다.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는데 오전에는 좀 힘들었다. 그런데 오후 가니까 잘 풀렸다.
◆타작 마당 또 벌려라=가면서 약간 불만스러운 마음을 가졌던 게 북핵 문제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는 6자 회담에서 잘 풀려가고 있는데 저더러 자꾸 북핵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은 타작 마당이 따로 있는데 또 타작 마당을 벌이라는 얘기니까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비핵화에 관한 기존합의를 다시 한번 합의했다.
회담 도중에 김 위원장은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회담장에 들어오게 해서 10월 3일 6자 회담 합의 결과를 설명하도록 했다. 6자 회담이 아무 장애가 없어 핵 문제는 잘 풀릴 것으로 확신한다.
◆서해 문제 해결에 발상의 전환=군사적 대결이 아니라 경제협력의 관점에서 서해문제를 풀어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인천항, 한강 하구의 공동 이용과 묶어서 대결 상태를 해소하고 경제적 협력을 해나가는 포괄적 방안으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위 참모들과 논의한 뒤 원칙적 수용 의사를 밝혔다. 서해 평화 번영의 벨트, 해주 지역의 특별지대 설정은 개성·인천과 관련해 시너지 효과가 크다.
◆경제 협력=북측 입장으로는 부담스럽고 불만도 있었다. 경협은 양측 모두에 필요하고,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경협 하면 일방적 지원을 떠올리는데 북측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남측에도 기대 거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김 위원장이 매우 새롭게 받아들였다. 개성공단 같은 특구 형태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을 제안했다.
◆국군 포로, 납북자문제 미해결 죄송=화해의 첫단추는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며 이산가족, 국군 포로, 납북자문제를 논의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확대하기로 하고 금강산 면회소 상시화에도 합의했다. 납북자문제는 양국의 입장차가 컸다.
◆특정 후보에 유·불리한 합의 아니다=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하지 않다. 합의 자체가 유·불리하지 않고 합의를 대하는 후보들의 전략 내지 태도가 유·불리를 가르는 것이다. 현재 저는 어느 정부든 하지 않을 수 없는 긴박한 역사적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정부에 부담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잘 만들어 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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