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 구체적인 성과를 얻어냄에 따라 불과 70여일 남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치권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선 화두가 '경제'에서 '평화' 로 전환되지 않을까 촉각을 세우고 있다.
범여권은 대선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 측 민병두 의원은 "남북 화해협력의 성과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누가 집권하는 게 옳은가에 대한 이성적인 물음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손학규 후보 측 송영길 의원은 "이명박 후보는 부시 미 대통령과 면담에 실패했는데 남북 합의가 잘 이뤄져 앞으로 한나라당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해찬 후보 측도 임진강·한강 평화공동수역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일부 정책이 이번 회담 결과와 맥을 같이하고 있어 경선에서 다소 유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범여권 내에서도 대선 판세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가도 적잖다. 학계 및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신당 경선이 혼탁과 비방전으로 얼룩지면서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후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자초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나라당으로선 곤혹스러운 난제가 던져진 것. 보수층을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당과 50% 안팎의 지지율로 순항하고 있는 이명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이 후보가 선점하고 있는 경제이슈가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경협, 나아가 통일문제로 옮겨갈 경우 주도권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번 남북정상 간 합의가 북핵폐기 등 핵심현안을 비롯, 국군포로 송환 등 인도적 사안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데다 국민의식도 대선과 남북관계를 분리해서 바라볼 정도로 성숙한 상황이어서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재원 당 정보위원장은"범여권은 이번 정상회담을 대선에 이용하려 노력을 하겠지만 내용이 너무 부실해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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