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비신랑·신부 결혼전 하고 싶은 일 "나홀로 혹은 부모님과의 여행"

▲ 28일 결혼하는 장훈, 이민영 씨는
▲ 28일 결혼하는 장훈, 이민영 씨는 "친척을 찾아뵙고 좋은 말씀을 듣고 싶다." "엄마와 함께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 12월 8일 결혼하는 현재민, 우현지 씨는 남에게 봉사하는 가정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 12월 8일 결혼하는 현재민, 우현지 씨는 남에게 봉사하는 가정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결혼' 만큼이나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사랑하는 동반자와 함께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는 결혼은 신랑·신부에게 인생의 큰 전환점이기도 하다. 또 결혼을 앞둔 1, 2달은 핑크빛 사랑으로 가득찬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다. 가을, 결혼시즌을 맞아 예비 신랑·신부들로부터 '결혼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들어봤다.

▶"엄마와 함께 영화를!"

오는 28일 결혼식을 올리는 장훈(28·노도인테리어디자인 대표) 씨와 이민영(28·여·꿈나무미술학원 원장) 씨. 대학 1학년때 소개팅을 통해 만난 이 커플은 10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장 씨의 3년간의 군생활을 비롯해 우여곡절도 없지 않았지만 사랑과 신뢰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다.

결혼을 한달가량 앞둔 예비신부 이 씨는 "엄마와 함께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보며 모녀간의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또 예비신랑인 장 씨는 "친척과 친지들을 찾아뵙고 결혼 소식을 전해드리고, 가정을 잘 꾸려갈 수 있는 '말씀'을 듣고 싶다."고 귀띔했다. 두 사람은 돈에 얽매이기보단 행복과 사랑, 훈훈함이 넘치는 가정을 만드는 것이 공동의 목표라고 털어놨다.

장 씨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것에 부담감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할 수 있어 가슴이 뿌듯하다."고 했다. 이 씨도 "맞벌이에 따른 가사 문제, 시댁에 잘 할 수 있을까란 걱정 등도 있지만 힘들 때 서로 의지가 될 수 있는 동반자와 함께할 수 있어 마음이 설렌다."고 덧붙였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이 절실하게 와닿는다는 게 두 사람 모두의 얘기. "결혼에 따른 경제적 도움도 주셨지만 지금까지 잘 키워주신 부모님의 사랑에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절실해지더군요. 앞으로 결혼생활에서 희로애락이 있겠지만 사랑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12월 8일 결혼하는 현재민(30·대구은행 서구청 출장소) 씨와 우현지(26·여·대구은행 본점) 씨는 대구은행 사내 커플. 영업부에서 같이 근무한 게 인연이 돼 1년반의 연애 끝에 결혼에 이르게 됐다. 직장 동료들 모르게 데이트를 하며 사랑을 키웠다.

두 사람은 결혼을 하기 전이나 신혼 초에 평생에 기억할만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가정을 잘 꾸려가기 위한 마음을 가다듬거나, 작은 이벤트를 통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또 양가 부모님의 진한 사랑에 고마움을 느낀다는 두 사람은 결혼 전에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도 많이 갖겠다고 덧붙였다.

현·우 씨 커플은 "사랑하는 사람과 항상 같이 있을 수 있는 게 결혼"이라는 명제를 내렸다. 또 새 가정을 잘 꾸려갈 수 있을까란 부담감, 가사 부담, 양가에 잘 할 수 있을까란 걱정 등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이 '행복한 고민'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사랑으로 가정을 꾸려가며, 서로 힘을 합쳐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결혼의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해요. 2인3각 경기처럼 같이 마음을 합친다면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기적인 요즘 신세대와 달리 두 사람은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가정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남을 도와주고, 봉사하는 가정을 만들고 싶어요. 부유한 가정보단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 저희들의 꿈입니다."

▶다른 예비 신랑·신부들은

12월 30일 결혼하는 황선미(27·여·대학원생) 씨는 결혼 전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 홋카이도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결혼 후에는 혼자 여행하기가 어려운 만큼 고등학교 때부터 가고 싶어하던 홋카이도 여행의 꿈을 실현하고 싶어했다. 황영수(29·직장인) 씨는 직장 때문에 떨어져 살았던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같이 가는 등 효도를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13일 결혼하는 김은경(27·여·직장인) 씨는 홀로 유럽 배낭여행을 하며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었는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 어른들의 어드바이스

▶구석본(58·시인·결혼 32년차)=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에게 자신의 삶을 차분히 되돌아보고, 앞으로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싶다. 깊은 성찰이 있어야 미래를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부는 이심이체(二心異體)임을 인정할 때 서로를 존중하게 될 것이다. 서로의 생활을 인정하고 서로의 생활을 위하여 배려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행복은 어느 한쪽에서 만들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함께 만들고 함께 나누는 것이다. 행복은 크고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에 있는 것이다. 부부가 행복을 나누는 법은 이 사소한 일을 함께하는 것이다.

▶고경자(48·여·고경자 메이크업 웨딩 원장·결혼 26년차)=지금까지 2만 커플의 결혼을 뒷바라지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나 신혼 부부들에겐 늙어서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것을 주문하고 싶다. 인생의 황금기인 이 시기에 쌓은 추억은 인생의 든든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신혼 또는 예비 부부들에게 "참아야 한다."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어려운 일이 많을 것이다. 부부가 잘 참는다면 행복한 가정을 꾸려갈 수 있다. 결혼은 부부 모두에게 인생의 전환점 역할을 한다. 서로 잘 참고, 노력해 결혼생활을 잘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색깔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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