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책을 읽는다)환경재앙 부르는 대량축산

'육식의 종말(Beyond Beef)'/제레미 리프킨 지음/신현승 옮김/시공사

우리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비만, 암 등 생활습관병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TV와 신문에서는 슬로우푸드, 신선한 채소섭취에 대한 내용을 비중있게 다루지만 육류소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10여 년 전 미국자원봉사재단인 촛불재단의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다가 미래학자며 경제학자인 제르미 리프킨의 강의를 듣는 기회를 가졌었다. 그는 내가 준 하회탈 목걸이를 신기해하며 내가 환경운동가라는 말에 'Beyond Beef'를 추천했다. 그 후 나는 그 책의 내용을 인용하여 신문, 잡지 등에 연재도 하고 환경 강의를 할 때마다 쇠고기의 대량 생산과 소비로 인한 우리의 건강과 환경문제에 언급해오고 있다.

이 책은 인간의 무게보다 소들의 무게가 더 많아진 산업화된 축산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자료를 제시하여 건강문제 이외에도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영향을 설명하면서 쇠고기 소비를 줄여야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는 전세계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인데 자연방목이 아닌 곡물을 사료로 하는 축산은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주요 가스방출의 원인이 된다. 대량목축을 위해 아마존 등 삼림을 태우면서 발생되는 엄청난 이산화탄소, 사료의 운반에 따른 연료 사용, 사료용 곡물생산을 위한 석유화학 비료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질소산화물, 그리고 소들이 뿜어내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 이 외에도 대량축산은 사막화, 수질오염, 방목지 침식, 물 부족 등 환경 재앙을 안겨준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기아문제와 연관되는 인류정의의 문제이다. 지구상의 12억 마리의 소를 사육하기 위한 곡물은 미국 곡물 생산량의 70%로 지구 곡물 생산량의 3분의 1에 달하는데 이는 만성적 기아에 시달리는 수억 명을 먹여 살릴 만한 곡식이라는 것이다. 또한 더 빨리 더 많은 육류생산을 위해 사용되는 비인도적인 사육방법들까지 알게 된다면 육류 특히 쇠고기의 유혹에서 쉽게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며칠 전 노대통령의 평양방문에서 아리랑공연 후 답례만찬에는 전주비빔밥이 제공되었다고 한다. 소중한 가족 또는 귀한 손님을 위한 식탁에는 비빔밥이나 유기농법하에서 인도적으로 길러진 소들에게서 얻는 고기를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안경숙(닥터안자연사랑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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