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잦아지는 동해안 지진 "원인도 모르고 대책도 없고…"

최근 영덕에서 지진이 5차례나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해 4월 하순 울진에서는 나흘 동안 무려 10차례의 지진이 감지됐다.

또 지진에 대한 우리나라의 공식 자료가 나오기 시작한 1978년 이후 매년 10∼30차례 정도 발생하던 한반도 주변 지진이 2001년을 고비로 연간 40∼50차례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지진관측 역사가 짧고 관련 연구도 부족해 뚜렷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이어서 특히 지진이 잦은 경북 동해안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11시 56분쯤 영덕 동쪽 16㎞ 해상에서 규모 2.9의 지진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지난달 12일 이후 영덕 동쪽 바다에서 규모 2.2∼3.0 정도의 지진이 모두 5차례 발생했다. 이 규모는 심야에 아주 민감한 사람만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정도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문제는 지진이 단기간에 자주 발생했지만 그 이유조차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의깊게 관찰 중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일부에서 영덕 해역에 단층대가 있다고 말하지만 근거가 확실치 않아 이를 이유로 대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영덕 지진을 두고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도 없다."고 말해 일말의 불안감을 남겼다.

지진과 관련한 상황은 울진이 더 우려할 수준이다. 울진에서는 지난해 4월 19일 오전 9시 35분부터 오후 4시 18분까지 규모 2.1∼3.0의 지진이 5차례 계속된 데 이어 같은달 28일부터 30일까지도 2.5∼3.5의 지진이 5차례나 발생했다. 2004년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는 4차례의 지진이 이어졌다. 울진에서 지난 한 해 측정된 지진은 11차례다.

역시 기상청은 정확한 원인을 내놓지 못했으며, 당시 방폐장 유치전 와중이어서 울진 주변의 단층대 활성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더 큰 걱정거리는 근래 들어 한반도 주변에서 지진 발생 횟수가 크게 늘고 있다는 데 있다.

2000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은 29차례였지만 2001년 43회, 2002년 49회, 2003년 38회, 2004년 42회, 2005년 37회, 지난해 50회에 이어 올 들어 현재까지 34회를 기록하고 있다. 횟수가 늘고 규모도 점차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동해안지역에는 2곳의 원자력발전소가 있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까지 건설되고 있으므로 이른 시일 내 잦은 지진에 대한 원인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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