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고 가을여행/ 산허리 굽이굽이 돌아
이번 정류장은 단풍마을/ 다음 정류장은 낙엽마을
성큼 다가온 겨울에/ 놀라 숨어버린 가을
어느 마을/ 국화 아름다운 꽃길
가을걷이 끝낸/ 논길 따라 밭길 따라
가을풍경 속으로/ 시 한 수 읽는구나.' ('가을여행' 김대식)
버스 타고 가을여행을 떠나자. 산허리 돌아 마음 내키는 곳 아무 곳이나 내리자. 그곳의 단풍마을, 낙엽마을은 흠뻑 넘쳐나는 인심으로, 볼거리로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가을의 백미인 10월. 마음이 아닌 몸으로 느껴보자. 연인과 가족들과 함께 무작정 떠나자. '어서오이소' 팀은 예천, 안동, 의성으로 훌훌 떠났다.
◆예천 회룡포
회룡포는 육지의 섬이라 불린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태극무늬 모양으로 휘감아 돌아 모래사장을 만들었고 그곳에 들어선 마을이 회룡포다.
마을 입구의 상류에서 흘러나온 물이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상류 쪽으로 빠져나가는 기이한 형태다. 때문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6호로 지정돼 있다.
강에 감싸인 마을에는 현재 9가구만이 있을 뿐이고 나머지는 대부분이 논이다. 예천군에서는 이 마을을 생태관광마을로 꾸미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 마을을 제대로 보려면 인접한 향석리의 비룡산에 화룡대라는 정자를 활용해야 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마을과 마을을 감싸고 있는 내성천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닷물을 연상시키는 푸른 내성천은 여유롭게 마을을 돌고 있고 시원한 가을바람은 여행객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안동 병산서원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병산서원은 화려하지 않다. 인근에는 규모가 더 큰 도산서원이 버티고 있지만 주변 자연과의 조화에서 병산서원을 더 높이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
병산서원은 정문인 복례문과 복례문 뒤의 강당격인 만대루, 기숙사였던 동·서재, 강의실의 입교당, 그리고 뒤편의 사당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서원 앞에 위치한 병산은 서원을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형상이고 그 아래 낙동강이 백사장과 함께 굽이쳐 흘러가고 있어 옛 선비들이 공부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었다.
이곳으로 가는 길은 아직 비포장인데 관광객이 너무 많이 찾을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포장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안동 국제탈춤 페스티벌
이번 주 어서오이소 팀은 행운까지 겹쳤다. 지난달 28일부터 10일 동안 안동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국제탈춤페스티벌을 구경할 수 있었기 때문.
주 무대인 강변축제장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강변축제장에는 탈춤주공연장, 경연무대, 예술무대, 인형마임무대, 체험무대 등 갖가지 행사를 마련해 관광객들이 한 순간도 방심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6년 연속 전국최우수축제로 선정된 내공이 만만치 않았다.
어서오이소 팀이 도착했을 때 탈춤주공연장에는 중국팀이 경극 공연을 하고 있었다. 경극 특유의 화장과 복장을 한 남녀 연애가 공연의 주 내용이었다. 미모의 여성에게 반한 남성이 온갖 애교를 떨면서 여성에게 구애를 했고 처음 '튕기던' 여성은 끝내 남성의 사랑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이다. 4천여 명이 수용 가능한 공연장에는 관객들로 가득 찼다.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또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제, 탈 만들기, 탈춤 배우기 등 다양한 볼거리가 관광객을 유인했다.
◆사과와인 만들기 체험
의성 사과는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한 선물에도 의성 사과가 포함됐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아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고 한다.
이런 명품 사과로 와인을 만드는 곳이 바로 한국애플리즈다. 직접 사과밭에 가서 사과따기 체험을 하면, 기념사진을 찍어 바로 출력한 뒤 와인 병에 라벨처럼 붙여서 갖다준다. 세계에서 유일한 나만의 사과 와인이 탄생하는 것.
세계 유명 와인과 경쟁하려면 앞으로 더욱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겠지만 뒷맛이 깔끔한 사과 와인의 맛은 여행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전해준다.
◆의성 고운사
신라 의성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현재 60여 개의 말사를 거느리고 있는 의성 최대 사찰이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군의 기지로 활용하기도 했다.
고운사는 진입로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일명 '송굴'로 불리는 진입로 500m가량에 소나무 숲이 울창해 고찰로 들어가는 운치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고운사는 보물 제246호인 석조석가여래좌상과 우화루 외벽 호랑이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 주머니 Tip
첫날
중식 헛제삿밥 9천 원
탈춤공연 5천 원(개별)
숙박 4만 5천 원(1실)
석식 안동간고등어정식 6천500원
둘째 날
조식 김치찌개 5천 원
중식 된장찌개 5천 원
♠ 경험자 Talk
▷은인석(31·경기도 오산)=가격에 비해 프로그램과 숙박시설 모두 훌륭했다. 특히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이 좋았다. 중국 공연팀의 경극이 좋았지만 너무 짧은 것이 흠이었다. 안동간고등어를 안동지역에서 직접 먹어본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김범준(28·서울 마포구 상암동)=애플와인 체험이 가장 기억에 생생하다. 과수원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와인 병에 라벨로 붙여주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 상품인 것 같다. 깔끔하고 신선한 애플와인이 성공해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손영식(51·경기도 분당)=편안한 여행이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러 사람들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당초 남해안으로 여행 계획을 잡았는데 태풍 때문에 취소하고 경북으로 왔다. 직원들의 추천이 주효했던 것 같다.
*지난주 여행코스: 예천 회룡포-안동 병산서원-국제탈춤페스티벌 행사장-안동 중앙시장-의성 한국애플리즈-고운사
*'어서 오이소' 다음 주(13, 14일) 코스는 '아카시아 향이 가득한 호국의 고장 칠곡 및 예의 고장 의성 여행'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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