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의 본가 대문 앞에다…" 대구銀-국민銀 신경전

▲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대구은행 본점 바로 곁에 지점(붉은 실선)을 내기로 하면서 두 은행간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
▲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이 대구은행 본점 바로 곁에 지점(붉은 실선)을 내기로 하면서 두 은행간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남의 본가(本家) 대문 앞에다…\\"라는 대구은행 사람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영업점을 내는데 동네 제한이 있느냐\\"는 국민은행 반론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이 대구은행 본점 바로 곁 달구벌대로변에 '수성교 지점'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대구은행과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다른 장소도 많은데 하필 남의 본가(本家) 대문 앞에다 지점을 낼 이유가 있느냐"는 대구은행 쪽 사람들의 목소리에 대해 "영업점을 내는데 동네 제한이 있느냐"는 국민은행 쪽 반론이 나오고 있는 것.

특히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향후 대구·경북지역에 더 많은 지점을 내겠다는 입장이어서 대구은행과 시중은행의 '영토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29일 대구은행 본점 바로 곁인 대구 수성구 수성1가 신축 건물 1층에 수성교 지점을 내기로 하고 최근 '지점 신설 예정'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실 국민은행이 올 초 밝힌 지점 신설계획에는 수성교지점이 없었고, 수성2가에 있는 수성동지점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본점 차원에서 지점 신설 확대 방침이 나오자 수성교지점 신설계획을 세우고, 대구은행 본점 바로 곁 건물을 임대했다. 현재 대구은행 본점 바로 곁에는 우체국이 있긴 하지만 다른 시중은행 지점은 모두 대구은행 본점과 상당한 거리를 띄우고 있다.

대구은행 한 직원은 "대구은행 본점이 있는 바로 옆은 상징성도 있는데 지점을 내는 것은 누가 봐도 기분 좋을 이유는 없지 않으냐"고 했다.

하지만 국민은행 측은 "가장 영업이 잘될 만한 곳에 지점을 낼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했다. 대구은행 본점 부근에 아파트가 밀집한데다 대구에서 가장 차량통행이 많은 달구벌대로라는 점을 고려, 최상의 영업지여서 선택했을 뿐이라는 것.

국민은행은 수성동지점은 출장소로 격하시키고, 수성교지점을 수성교 인근에서의 핵심 영업지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올 들어 침산동, 황금동 등에 지점을 신설했으며 다음달쯤 진천동과 동서변동에 지점 및 출장소를 내고 이어 죽곡지구에도 지점을 개설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한편 대구은행이 올 들어 외환위기 이후 최대규모인 14곳 정도의 지점 신설을 하는 가운데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은 물론, 농협도 올 들어 대구시내에서만 13곳(중앙회·지역농협합산)의 지점신설을 했으며 기업은행도 점포개설 경쟁에 가세해 은행 간 영업경쟁은 격화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용하기 편한 은행'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점확대가 최우선인 만큼 내년에도 지점 확대 경쟁은 계속될 것이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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