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판 깨면 안돼…" DJ 개입설 '솔솔'

孫·李 일단 TV토론회 참석…對 鄭 공세는 강화

파국위기로 치닫던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9일부터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의 TV토론회 참석 등을 계기로 정상화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으나, 후보 간의 불법선거 공방전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해 14일 '원샷 경선'의 파행사태 재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의중이 개입했을 것이란 설이 나돌아 주목된다. 민주당의 후보경선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렸던 조순형 후보가 전격 경선을 포기했던 것도 이 같은 설과 맞물려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신당 경선의 이 후보 측은 정 후보 측의 불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8일 대구·경북 합동유세에 불참했으나 이날 오후부터 경선 복귀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정 후보에 대한 공세는 강화되고 있다. 김형주 캠프 대변인은 서울 잠실에서 유령선거인단이 무더기 접수됐고 유명 연예인의 팬클럽 명부가 선거인단 신청에 도용됐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유출 의혹이 있는 캠프는 자백하라."고 정 후보 측을 겨냥했다.

그렇다면 경선에 복귀하게 된 배경은 뭘까. 경선 파행의 책임을 뒤집어쓸 수 있다는 우려도 했을 수 있겠지만, 신당 측에서 "경선의 판을 깨서는 안 된다."는 DJ 의중이 이 후보에게 전달됐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는 게 예사롭지 않다.

이 후보도 "요구가 충족되지 않아도 14일 경선에는 참여한다. 경선 결과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 후보도 9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완주 의사를 밝혔다. 그에게도 DJ 의중이 간접적으로 전달됐을 것이란 얘기가 들리고 있다.

한편 손학규·이해찬 두 후보의 불참으로 '정동영 후보 단독연설회'로 변질된 8일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 후보는 두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일절 하지 않았다. 대신 자질과 능력에서 두 사람이 자기보다 더 낫다면서 '단합'을 촉구했다. 그는 "혼자 앉아 있으니 마음이 무겁다. 역시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법"이라며 "혼자 하는 연설은 평생 처음이다. 두 분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설은 예의가 아니다. 인사말만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손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고 본인이 원한다면 저는 선대위원장이나 선대본부장을 할 것이며 이 후보가 되면 문지기라도 하겠다."며 경선참여를 촉구했다.

정경훈기자 jghun316@msnet.co.kr 서봉대기자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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