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식물쓰레기 문전수거제…주민들 '볼멘소리'

지자체 "어쩔 수 없는 선택…문제점 개선할 터"

대구 기초자치단체들이 '음식물쓰레기 문전수거제'(본지 9월 8일자 1면 보도)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수거 누락과 악취, 수거 용기 도난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아 개선이 시급하다.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과 수수료 체계의 불합리성 및 체납 해소, 음식물쓰레기 감량 등의 효과를 기대하며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시범 실시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

대구 남구와 수성구, 서구는 이달부터 '음식물쓰레기 문전수거제'의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각 구청마다 음식물쓰레기가 수거되지 않았다거나 수거 용기에서 악취가 심해 수거될 때까지 집안에 두기 괴롭다는 등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남구의 경우 음식물쓰레기가 수거되지 않았다는 민원이 하루 평균 10여 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 주부 김모 씨는 "얼마 전에 받은 음식물 수거용기를 집 앞에 내놨더니 밤새 사라져 버렸다."며 "악취 때문에 집 안에 두기도 힘들고, 밖에 내놓았다간 또 도둑맞을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거용기에 부착된 납부필증을 누군가 떼어가거나 다른 가정의 용기에 쓰레기를 몰래 버린다는 민원까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문전수거제를 하지 않는 동네를 찾아가 음식물쓰레기를 공용 용기에 버리고 온다는 주민들도 나타나고 있는 것. 주민 최모 씨는 "어렵게 납부필증을 붙여 빌라 건물 앞에 두었는데 다음날까지 수거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며 "이틀 동안 집에 묵혀두자니 냄새를 견딜 수 없어 공용용기를 쓰는 동네까지 차를 타고 가서 버리곤 한다."고 털어놨다.

앞서 음식물쓰레기 문전수거제를 도입한 자치단체 주민들의 성화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도입한 달성군을 비롯해 북구와 동구에서도 수거 시간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악취와 불편 등을 이유로 아예 문전수거제를 도입하지 말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 대구 동구의 한 주민은 "출근 시간 이후에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한 뒤 대문 앞에 빈 용기를 방치하면 '이 집은 빈 집'이라는 표시밖에 더 되겠느냐."며 "도입 자체를 제고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각 기초자치단체들은 제도 정착까지 다소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문전수거제'는 쓰레기 처리 비용의 배출자 부담 원칙에 충실하면서 음식물쓰레기도 줄일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 이에 각 기초자치단체들은 악취가 새나오지 않도록 수거용기를 개량하는 한편, 내년 상반기 확대 실시를 앞두고 나타나는 각종 문제점들을 분석, 개선할 계획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문전수거제는 부산, 경기, 경남 등 다른 지자체에서도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제도"라며 "100%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폭넓게 개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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