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盧대통령 청와대 기자간담회 주요 발언 내용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정당 대표 및 원내대표 초청 오찬간담회와 기자간담회를 잇따라 가졌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지지도가 50%대에 이르자 한껏 고무돼 있음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정상회담을 집중 보도한 언론에 수차례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영토선이 아니다."란 발언으로 올라간 밑천(지지도)을 까먹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맞고 있다.

◆지지도 상승에 고무

여러분들이 잘 보도해 줘서 매우 감사하다. 북한 다녀와서 지지도가 많이 올랐다. 약발이 얼마나 가겠느냐마는 그래도 일단 올랐으니까 당분간 또 까먹을 수 있는 밑천이 생겼다. 지금은 시간도 넉넉지 않고 정치적 의제도 많지 않아 어지간하면 지지도가 제법 높은 수준에서 임기를 마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김정일 진짜 권력자다워

김정일 위원장은 국정을 소상하게 구석구석 꿰뚫고 있었다. 된다 안 된다, 좋다 나쁘다라는 의사 표현이 분명했다. 그것이 아주 인상적이고 과연 '진짜 권력자'답다란 생각이 들었다.

국민소득이 500~1천 달러 사이에 있는 국가들에서 보는 모습하고 평양의 모습은 많이 달랐다. 지식, 기술, 국민적 열정 등을 총체적으로 포함한 국민적 역량은 상당한 수준이다. 발전 전략만 잘 채택하면 아주 빠른 속도의 발전이 가능한 나라라 느꼈다.

◆경협 비용은 통일비용 아니다

남북 경협 비용을 감당할 능력 문제가 있는데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이번 합의를 보고 수십조 원 얘기하는 것은 매우 과장됐거나 문제를 호도하는 것이다.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면 민간 차원의 기업 투자까지 보태서 혹시 수십조 원이 투자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걱정할 일이 아니라 대성공하는 것이다. 지원적 성격의 부담과 기업적 투자 부분은 구분해야 한다.

◆NLL 인식

헌법상 북쪽 땅도 우리 영토인데 영토 안에 줄을 그어놓고 그걸 '영토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분쟁만 초래할 수 있다. NLL문제는 뒤로 미루고 경제협력 할 것만 하면 된다. NLL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면 된다. 개성공단 한다고 군사분계선이 없어졌느냐? 군사분계선은 살아 있으되 이미 실용적 의미로 분계선 의미는 많이 희석되어 가고 있다. 책임 있는 지도자들은 NLL 문제를 얘기할 때 대안 없이 무책임하게 흔들기만 하지 말고 사실을 얘기해야 한다.

◆4자회담으로 굳어져

(3, 4자 종전선언 추진 합의에서) 3자, 4자라는 것은 사실 나도 별 뚜렷한 의미를 모르고 있었다. 북쪽에서 나온 문안이라고 해서 별로 관심 안 가지고 넘겼다. 그때까지 중국이 분명히 표현한 내용이 없었다. 이제 중국이 의사를 표현했으므로 4자로 굳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핵무기를 가질 의사가 없다.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다. 이번에는 미국도 성의를 보이는 것 같다. 6자 회담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이 말하는 3자는 정전선언 당사자인 북한·중국·미국이고, 남한은 남북한과 미국을 포함하는 인식의 차이가 있는 만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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