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놈현스럽다' 신조어 논란 이상규 국립국어원장

"특정인사 비난 위해 책 발간한 것 아니다"

'놈현스럽다'란 신조어가 담긴 책자를 발간해 논란이 일고 있는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은 "자꾸 언론이 사실과 다르게 보도하고 있어 괴롭다."고 최근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2006년 1월 취임한 영천 출신의 이 원장은 12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조어 등을 연구해 이에 대한 폐단을 바로잡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결코 특정 인사를 비난하기 위해 책자를 발간하지는 않았다."며 "진의와 다르게 최근 일부 언론에서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몰고 가는 것은 경솔한 행동"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우리 국어에는 '된장녀' 등 인권을 저해하는 속어들이 난무하고 영어·한자와 뒤섞여 뜻도 모를 말들이 사용되고 있다."며 "이런 위기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신조어를 연구하게 됐고 현 실태를 고발하는 차원에서 책자를 만들었다."고 책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하는 청와대의 압력설과 관련, "책자가 한글날을 앞에 두고 서둘러 만들어졌기 때문에 오자도 많고 해서 재수정 검토를 지시한 적은 있으나 회수 등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지 않았다."며 "청와대와 업무적으로 의사소통은 했으나 압력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한글이 얼마나 잘못 사용되고 있는지를 고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언론이 청와대 압력설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완료해야 할 프로젝트가 남아 있어 함부로 언급할 수 없지만 옷 벗을 때는 반드시 이번 문제를 다룬 언론의 잘못된 접근과 관련해 언론과 꼭 얘기해 보고 싶다."고도 말했다.

1995년 이 원장이 경북대 학생부처장 재직 당시, 경북대 총장을 했던 대통합민주신당의 박찬석 의원은 "이 원장은 그동안 대구·경북에서 지방분권 등 참여정부 정책에 앞장서 왔던 분으로 정당 성향은 오히려 여권 쪽에 가깝다."며 "특정 권력인사를 겨냥하기 위해 책을 쓸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부인 이정옥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겸 위덕대 교수도 지역의 여권신장을 위한 모임을 주도하는 등 사회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11일 브리핑을 통해 "국가원수 모독과 관련한 표현이 있었는지 확인을 위해서 (이 원장에게) 통화한 것일 뿐"이라며 청와대 외압설을 전면 부인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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