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Q세대와 오디세이期

요즘 젊은이들…. 이 말에서 흔히 그 시대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인생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생기넘치는 세대, 멀지 않아 사회의 주류가 될 재목들이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의 특징은 도대체 무얼까. 최근 이에 관한 세계적 논객들의 비판이 잇따라 관심을 모은다.

미국 사회에서는 요즘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답답함이 이만저만 아닌 듯하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미국 대학생들의 지나치게 조용한 삶의 자세를 꼬집었다. 지구 온난화, 열악한 사회보장제도 등 사회문제가 산적해 있는데도 인터넷상의 페이스북(Facebook: 온라인 사회운동 사이트) 활동이나 제3세계 봉사활동 등으로 조용하게 이상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붙인 별명도 'Q(quiet:조용한) 세대'. 프리드먼의 한숨 속에는 1950년대 존 오스본의 희곡 제목처럼 '앵그리 영 맨(Angry Young Man)'의 등장을 고대하는 염원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젊은이들의 자립심 부족을 질타하는 소리도 커지고 있다. 자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여전히 어미의 주머니 속에 숨어 있는 캥거루 새끼처럼 부모에게 얹혀사는 젊은이들이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크게 늘고 있는 탓이다. 취직도, 결혼도 안 한 채 부모집에서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대가리 커진' 자식들 때문에 부모세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경우 20대 청년들의 44.4%, 이탈리아는 30세 이상 3명 중 1명꼴로 부모에게 얹혀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에서는 '빅 베이비', 영국에서는 부모의 포켓으로부터 퇴직금을 까먹는 자식들이라 하여 세칭 '키퍼스(Kippers)', 한국사회에서는 '캥거루족'으로 불리는 부류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이 같은 게으른 미자립 젊은이들을 일컬어 '오디세이期(기)'라는 신조어를 사용했다. 호메로스 '오디세이'에서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다 20년간의 방황 끝에 귀향한 주인공에 빗댄 용어다. "과거엔 일생을 4단계(아동기'청소년기'성인기'노년기)로 구분했지만 지금은 오디세이期(기)와 '활동적 은퇴기'를 추가해 6단계로 구분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길어지는 평균수명과 정글 법칙의 경쟁사회 속에서 우리 사회 젊은이들의 초상도 급변하고 있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