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문화관광 해설사 '1인자' 천광호씨

천광호(52) 씨는 대구 최고의 '문화관광 해설사'다.

대구시는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 17곳에 80명의 문화관광 해설사를 배치하고 있는데, 17곳의 '1인자' 17명이 지난 2일 대구시가 개최한 '제1회 으뜸 문화관광 해설사 스토리텔링 대회'에서 다시 자웅을 겨룬 끝에 '도동서원'을 대표한 천 씨가 '최고 1인자'로 뽑힌 것.

전문 심사를 통해 내로라하는 해설사들을 제치고 대상을 거머쥔 그의 스토리텔링 비결은 '재미'와 '감성'이다. 천 씨는 문화해설사이기 전에 개인전 및 개인초대전을 17회나 연 가톨릭미술가협회 소속 화가.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고 듣고 느끼는 '오감'을 스토리텔링한다. 그가 3년간 모은 40페이지짜리 스토리텔링 자료는 참고문헌만 100권이 넘었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찍고 모은 현장 사진과 사료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도동서원은 조선시대 5현 가운데에서도 수현(가장 뛰어나는 의미)이라 불린 김굉필 선생을 기리는 곳. 해설자료 첫 페이지에는 조선시대 5현과 도동서원을 비롯해 5현을 기리는 5원(서원)의 유래가 실려 있다. 5원 모두 낙동강을 중심으로 들어서 유생들이 돛단배를 타고 서원으로 향하던 그때 그 시절 풍경을 삽화와 사진으로 쉽게 설명한 것.

천 씨의 스토리텔링의 백미는 도동서원 내 용조각과 지붕 기와 설명이다. 그는 안동 국학진흥원에서 보관해 현장에서는 직접 볼 수 없는 용조각의 모형을 손수 제작해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천 씨는 "빙그레 웃고 있는 물고기를 용이 물고 있는 형상"이라며 "400년 전에 만들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익살스런 모습이 세계 최고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했다. 그는 높은 곳에 달려 언뜻 잘 보이지 않는 지붕 기와 설명도 세세한 문양까지 완벽하게 재현한 모형으로 대신한다. 관광객들은 탁본을 뜨거나 즉석 제작 체험으로 그 시대 장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천 씨가 준비한 백제, 신라 등 다른 시대 현장 사진들을 서원 조형물과 비교해 볼 수도 있다.

그는 "역사 현장은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종합미술관, 박물관 개념으로 다가가야 한다."며 "재미와 감성을 더한 문화관광 스토리텔링은 유적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높여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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