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가야산에 사는 다람쥐 '다롱이'에요.
쥐목 다람쥐과에 속한 저는 주로 낮에 활동하고, 나무타기를 참 좋아하지요. 몸 길이는 15cm 정도인데 꼬리 길이는 13cm로 몸 길이와 엇비슷하지요. 통통한 볼, 크고 검은 눈, 등 뒤에 있는 다섯 줄의 검은색 줄무늬 덕분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저를 귀여워하지요.
가야산에서 저는 활엽수림이나 암석이 많은 돌담 같은 곳에 살고 있어요. 어떨 땐 울창한 침엽수림에도 놀러갑니다. 참나무와 밤나무가 많은 가야산에는 먹이인 도토리와 밤이 많아요. 여기저기 먹을 것이 널린 요즘엔 더욱 신이 나지요.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먹이를 배불리 먹거나, 땅속에 깊이 파놓은 보금자리 가까운 곳에 겨울을 나기 위한 창고를 따로 만들어놓고 먹이를 모으기도 하지요. 편안하게 겨울잠을 자려면 요즘 같은 날 부지런히 먹이를 마련해야 합니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건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요.
가야산에는 제 친구들이 많아요. 제가 속한 포유류(哺乳類) 친구들을 먼저 소개할까요. 10년 전 학자 아저씨들이 조사한 것을 보면 포유류는 20종이 살고 있다고 하네요. 먹이를 구하러 다니다보면 저와 비슷하게 생긴 청설모를 비롯해 고슴도치 두더지 멧토끼 너구리 족제비 오소리 등을 자주 만나지요. 씩씩거리며 땅을 파헤치는 멧돼지를 만나면 정말 무서워요. 겁이 많은 고라니와 노루도 같이 살고 있어요. 사향노루나 하늘다람쥐, 수달, 삵 등도 가야산에 산다고 어른들한테 들었는데 요즘엔 만나기가 정말 힘들어요. 저희들을 잡기 위해 사람들이 쳐놓은 올가미를 볼 때는 두렵지요.
만나면 조금 겁이 나는 친구들도 있어요. 파충류 친구들은 9종에 이른다는데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는 맹독이 있어 사람들도 무서워 한다더군요. 또 아무르장지뱀, 누룩뱀, 유혈목이, 무자치 등도 파충류 친구들이에요.
여러분들이 비오는 날 가야산을 오를 때 자주 만날 수 있는 두꺼비도 제 친구지요. 두꺼비와 같은 양서류 친구들은 9종이 가야산에 산다고 하네요. 저도 가본 적 있는 가야산 우두봉 우비정에는 개구리 친구들이 살고 있어요. 1,430m나 되는 산꼭대기에 마르지 않는 우물이 있고, 그곳에 개구리 친구들이 산다는 게 참 신기하지요.
다음으로는 물 속에 사는 제 친구들을 알려드릴까요. 가야산에는 포천계곡으로 알려진 옥계를 비롯해 홍류동계곡, 용기골 등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골짜기가 많지요. 그 물속에는 20종에 이르는 물고기들이 산다네요. 버들치, 갈겨니, 미꾸리, 동사리 등이 저와 친한 물고기 친구들이지요.
또 가야산에는 72종이나 되는 새 친구들도 산다고 하더군요. 붉은머리오목눈이를 비롯해 참새 노랑턱멧새 되새 순으로 많다고 하네요. 새매와 붉은배새매, 소쩍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고, 청호반새는 희귀 및 멸종위기종이라고 하더군요. 무당벌레나 큰줄흰나비 등 곤충 친구들은 1천236종에 이른답니다.
제 친구들을 소개하다 보니 벌써 편지를 끝내야 할 때가 됐군요. 가야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여관이나 식당이 늘어나면서 저와 같은 야생동물이나 곤충들이 살아가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어요. 사람들과 저희들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아름다운 땅 가야산에서 정답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다롱이도 여러분들의 귀여운 친구가 되고 싶어요.
글·이대현기자 sky@msnet.co.kr
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사진·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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