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패션업계도 2세경영 바람

대구 패션업계에도 2세 바람이 불고 있다. 김두철 최복호 김우종 등 많은 패션업체들의 자녀들이 패션계에 입성했거나 패션 관계 공부를 하며 실력을 다지고 있다.

2세 경영의 선두에 나서고 있는 것은 (주)혜공의 김영석 경영지원실장(28). 김우종 사장의 외동 아들이다. "운이 좋았어요. 아버지가 사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회사 경영을 꿈꿔왔거든요. 그래서 대학전공도 관련학과로 선택했죠."

대학 졸업 후 입사한지 1년, 그동안 그로 인해 회사 시스템에 변화가 많았다. 서울 지역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할 서울 사무소를 내는 한편 뉴욕에 해외사업부를 신설했다. 지역 패션업계로는 이례적이다. "세계적 업체가 되기 위해선 디자인 실력은 물론 영업능력이 뒷받침돼야 해요. (주)혜공이 마케팅 능력만 갖추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그는 신세대 경영자답게 '시스템'에 초점을 맞춘다. 해외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10여 명의 인력을 보강했으며 해외사업부에서 (주)혜공 브랜드의 세계 4대 컬렉션 진출을 검토 중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마찬가지. 회사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복지나 월급 체계를 고치고 숍 매니저들에 대한 대우도 달리할 계획이다.

그가 1년 동안 패션업계에서 느꼈던 것은 무엇일까. "패션계에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것 같아요. 투자 마인드가 없어 한국 패션이 해외진출을 못하거든요. 또 시스템이 노후된 것도 사실입니다."

아버지 김우종 씨는 사장, 어머니 도향호 씨는 디자이너이기에 이들은 매주 일요일 밤이면 가족회의를 연다. 가족회의는 회사 이야기로 바뀌기 일쑤. 이제는 '사장님', '디자이너 선생님', '김 실장'이란 칭호가 서로 익숙해졌다.

아직 배우는 입장이지만 김 씨에겐 자신만의 꿈이 있다. '보따리' 장사로 시작해 일궈놓은 아버지의 회사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는 것. 하지만 패션이라는 외길 인생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한다. 사업성이 있는 아이템을 들여 무역도 해볼 생각이다.

"우리 회사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 중심엔 패션이 있을 겁니다. 세계 기업으로 도약해가는 과정을 지켜봐 주세요."

최세정기자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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