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는 조각을 꿈꾸고 조각가는 회화를 꿈꾼다. 근본적으로는 2차원의 평면과 3차원의 입체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있지만 그 근원의 실재(實在)하는 현실이 있다. 이렇게 보면 완전히 다른 세계의 두 예술도 결국엔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세계 회화사에서도 많이 시도됐던 부분이다.
리안갤러리가 27일까지 준비한 '고명근 개인전' 작품에서도 이러한 고민을 읽을 수 있다. 고 씨의 작업은 사진 이미지를 투명한 아크릴 입체로 재구성한 '사진 조각'이다. 김혜경 큐레이터에 따르면 "이미지로 건축한 작품"이다. 전시회 부제처럼 'Transparent Container'(투명한 용기)인 셈이다.
조각과 사진을 좋아하고 공부했던 고 씨가 "입체 구조와 이미지를 가지고 예술의 실체에 대해 꾸준히 작업"한 결과물이다. 나무나 철로 골조를 만들고 그 표면에 인화한 사진을 덮어가면서 했던 작업이 한참 진화하면서 다다른 종착점이기도 하다. 아크릴의 투명성으로 '시간의 찰나성과 공간의 비어있음'을 형상화한 작품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전시에는 고대 조각 이미지를 사용한 'Stone Body'와 오래된 건물, 닫힌 창 등 건물의 외벽 이미지를 재구성한 'Building' 연작이 소개된다. 갤러리 측은 "사진과 조각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의 혼용을 통해 평면과 입체가 공존하는 새로운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전시회"라며 "조각작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나 딱딱한 이미지가 겹쳐지고 부유하는 가벼운 이미지로 전환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요일 휴관. 053)424-2203.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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