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용산동 대구시각장애인복지관은 달구벌종합복지관과 달구벌종합스포츠센터와 함께 있어 대구 장애인 스포츠의 요람과 같은 곳이다. 하지만 대구시각장애인복지관 3층 25㎡ 규모의 공간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포츠시설이라곤 헬스기구 예닐곱 개가 고작. 이용자도 하루 평균 50명 안팎이다. 이곳 관계자는 "한 달에 두 번 정도의 등산이나 수영 등 자원봉사자, 보호자가 함께하는 운동 외에 시각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운동은 별로 없다."며 "단체운동인 축구나 야구, 배구 등은 대회가 아니면 평상시엔 하기 힘들다."고 했다.
15일은 '체육의 날'이자 '세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흰 지팡이의 날'. 생활체육을 활성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지만 시각장애인에게 체육은 아직 먼 나라 얘기다. 특히 대구의 시각장애인 스포츠 시설은 바닥을 기고 있다.
올 6월 현재 대구 시각장애인들의 수는 1만여 명으로, 이 중 전맹(완전히 보이지 않는 상태)은 1천여 명 정도다.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불편함 때문에 체육활동에 제약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조금이라도 보이는 약시의 시각장애인들조차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거의 없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각장애인(22·여·시각장애 3급)은 "약시라는 조건 때문에 헬스나 자원봉사자와 함께하는 산책 등을 빼곤 할 수 있는 운동이 거의 없다."고 했다.
시각장애인들도 일반인들의 경기와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축구, 배구, 볼링, 탁구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중 평상시에도 운동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볼링뿐이다. 단체 경기의 경우 장애인체육대회 등 대회가 없으면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나마 1993년 전국 단위의 시각장애인 볼링대회가 처음 개최된 것을 계기로 볼링이 일반화되긴 했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해 방향을 유도해주는 '가이드레일', '기준 발판' 등이 마련된 특정 볼링장에서 10여 명이 1개 레인만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 시각장애인은 "장애인을 위한 시설비도 지체장애인에 집중될 뿐 시각장애인에게는 별로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며 "시각장애인이 대회가 있을 때만 연습할 수 있는 대회용 장애인은 아니지 않으냐."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전국단위의 체전이나 대회가 있을 때만 비용이 지원될 뿐 정작 시설과 관련된 지원금은 거의 없었다는 것.
이에 대해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관계자는 "대구장애인체육회가 지난해 9월 생겨 아직 제대로 사업비 배정이 안 된 것 같다."며 "현재까지는 열악한 시설이지만 내년부터는 사업비가 배정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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