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철절도 만연…수사 확대

전문절도범들의 범죄 행각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고철전문 절도범들의 절도 행각은 범행 규모와 시기, 방법 등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 게다가 피해자인 대기업들의 허술한 경비 및 관리시스템도 이들의 절도 행각을 방치하는데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원자재 파동에 때맞춘 범죄

지난 2004년 중국이 국제 원자재를 싹쓸이하면서 구리 등 각종 비철류는 t당 가격이 300만∼400만 원대로 폭등했다.

특히 포항 신항은 수입해 오는 고철이 한데 모이는 곳이어서 절도범들의 좋은 '일터'로 변했다. 공단 내 사정에 밝은 모 철강업체 공장장이 훔친 고철을 운반할 굴삭기 기사, 트럭 기사와 미리 짜고 고철을 바깥으로 옮기고 이를 처분할 고물상 업주와도 미리 입을 맞춰 최근 3년 동안 10억 원 상당의 고철 1천100t을 무단으로 빼낼 수 있었다.

◆허술한 경비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적발된 절도범들 중 범행횟수가 99차례에나 되는 사람이 둘이나 됐고, 구속된 이들은 대부분 10차례 이상, 장물처분 수익금만 1천만 원 넘는데도 피해자인 화주나 운송업체, 대형 철강업체들이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절도범들이 100차례 가까이 회사를 드나들며 오토바이나 소형 승합차 운전석 시트 밑에 값비싼 비철 등을 감춰 나오는데도 전혀 발견해내지 못한 것은 지금까지 해온 검색시스템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입증한다는 것. 또 경찰은 "일부 철강업체들은 자신들의 고철을 도둑맞은 뒤 이를 다시 돈을 주고 사들여 조업에 사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확대되는 수사

경찰은 15일부터 화주인 대형 철강업체와 전문 운송사로 수사를 확대했다. 3년 동안 조직적이고 대규모로 고철 전문절도범들이 활개를 쳤는데도 철강업체들이 몰랐다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것.

게다가 이번에 적발된 고물상들의 거래장부 등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고물상이 훔쳐온 장물만으로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대기업을 상대로 한 고철절도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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