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이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부족 등을 이유로 수술실 규모를 축소해 가뜩이나 긴 수술대기 기간때문에 고통 받는 환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최근들어 수술실 규모를 기존 19개에서 2개를 줄인 17개로 운영하고 있다. 대신 20일부터 응급 수술외에는 수술이 없는 토요일에 2개의 수술실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수술실 축소에 대해 병원 측은 마취과 의사(현재 전문의 8명·전공의 13명 등 21명으로 전공의 2명 결원) 등 수술실 인력이 부족한데다 다음 달부터 4년차 마취과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 이라고 했다. 이 병원은 그동안 하루 평균 50건의 수술을 해 왔는데, 수술실 2개가 줄면 수술을 하루 5, 6건 정도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됐다.
이에 따라 환자들도 큰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암 조기 진단이 보편화되면서 갑상선암과 유방암 등이 급증, 경북대병원에서는 수술실이 줄기 전에도 갑상선암 수술을 받으려면 5, 6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위암 수술도 1, 2개월 뒤에야 가능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환자들은 수술을 빨리 받을 수 있는 서울의 대형병원 등으로 옮겨가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북대병원은 대책마련보다는 수술실을 줄여 환자들의 수술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지게 된 것.
최 모(45) 씨는 "갑상선암에 걸린 아내가 수술을 받으려면 5개월쯤 기다려야 가능하다는데 암 진단을 받고 어떻게 5개월을 집에서 기다릴 수 있겠느냐."며 "수술을 빨리 받기 위해 서울의 대학병원에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수술실 축소를 놓고 병원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병원 외과 A교수는 "지금도 경북대병원의 수술대기 환자가 밀려 서울로 유출되는 일이 있는데 수술실이 줄면 환자들의 '역외 유출'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일부 교수들은 "인력 부족만 탓하고 있을 게 아니다."며 "서울의 일부 병원들처럼 의료진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라도 주말과 휴일에도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상흔 경북대병원 원장은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에 결원이 생겨 불가피하게 수술실을 줄이게 됐다."며 "수술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외부의 마취과 의사들이 병원에 와서 수술에 참여하는 '어텐딩시스템'(attending system)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