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지만…."
다음달초에 나올 국토연구원의 '제2관문공항 건설여건 검토' 조사 결과는 타당성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 이후 초점은 '입지'문제다.
현재 신공항 유치에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는 영남권 5개 시·도는 입단속을 하고 있지만, 지자체마다 속내는 조금씩 다르다. 신공항이 어느 곳에 건설되느냐에 따라 지자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입지문제는 '뜨거운 감자?'
5개 시·도는 입지에 대해선 언급을 유보하기로 했지만 벌써부터 여러 곳이 후보지로 오르내리고 있다.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직 건설 여부가 결정나지 않은 상태에서 5개 시·도가 후보지를 둘러싼 갈등을 보여 정부에 부담을 줄 필요는 없다."며 "정부가 선정 기준만 제시하면 지역 전문가들이 공동연구를 통해 최상의 후보지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영천, 마산, 창원 등 여러 곳이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현재는 '해안공항이냐' '내륙공항이냐'를 놓고 2파전 양상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 상공인, 학계 등에서는 신공항 후보지로 밀양을 꼽고 있다."고 했다. 경북도도 접근성을 이유로 밀양쪽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반면에 부산은 신항만과 인접한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설 것을 바라고 있다. 경남도와 울산시는 다른 후보지를 내세우기도 했지만 밀양을 싫어하지 않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부산을 제외한 다른 지자체들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덕도를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럴 경우 입지선정에 들어가면 '대구·경북·경남·울산의 밀양'안과 '부산의 가덕도'안이 팽팽하게 맞설 가능성이 높다. 황인식 경남연구원 박사는 "입지 결정은 항공기 운항 조건, 육상접근성, 환경, 건설비, 여객 수요 등 타당성과 기술적 검토가 뒤따라야 하고, 주민 합의도 중요하다."며 "결국 여객과 물류 수송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지역이 지정될 수 있도록 공동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가덕도에 가보니?
다른 지자체들이 가덕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접근성 때문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가덕도를 심정적으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느끼고 있다.
지난 12일 대구에서 신대구부산고속국도를 통해 가덕도 임시선착장이 있는 부산 신항만까지 달려보니 1시간 30여분이 걸렸다.
가덕도 인근에는 신항만 배후산업단지 조성 공사와 도로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주민 김종민(42)씨는 "지금은 배를 타야 가덕도에 갈 수 있지만 조만간 도로가 생겨 자동차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의 물류 수송기능이 가덕도로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가덕도는 지난 2005년 부산시 주관으로 시행된 '부산 신공항 개발의 타당성 및 입지조사 연구'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해안 매립으로 인한 막대한 건설비 때문에 경제성이 약하다는 것. 부산발전연구원은 장기적인 동남권 항공수요를 고려해 1단계 433만여㎡(131만 평), 2단계 866만여㎡(262만 평)으로 건설할 것을 제안했는데, 1단계 사업비가 6조 9천억 원에 이르고, 어업보상비 등을 합하면 무려 10조 원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부산의 한 관계자는 "건설비는 바다위에 활주로를 만드는 등 첨단 공법을 통해 최대한 낮출 수 있고, 접근성도 연계도로망 확충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밀양에 가보니?
밀양이 주목받는 이유는 접근성 때문이다.
부산, 대구, 울산, 포항, 구미, 경주, 마산, 창원, 진해 등 영남권 주요 도시에서 1시간 이내로 접근이 가능하고, 1천650여만㎡(500만 평)에 이르는 부지 확보도 가능하다는게 장점이다. 실제 대구에서 밀양의 후보지까지 4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때문에 지난 2월 대구경북연구원과 국토연구원, 인천대, 항공대, 경일대 등 관련 전문가들은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추진방향' 연구 보고서에서 밀양을 최적 후보지로 지목했다. 경남발전연구원도 밀양, 창원, 마산, 가덕도 등 4개 후보지를 분야별로 평가했는데 밀양이 가장 적합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김재석 경일대 도시정보공학과 교수는 "경부선 철도와 중앙·중부내륙·남해고속국도 등과의 연결성을 고려할 때 밀양이 최적지"라고 했다.
후보지는 밀양시 하남읍과 창원시 대산면에 걸쳐 있는 광활한 평지였다.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저 멀리까지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밀양과 창원을 가로지르는 낙동강의 훼손 우려와 내륙공항이 갖는 소음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기획탐사팀=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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