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기 서라벌은 밝아서 낮과 밤이 구별되지 않았다. 처마와 처마가 잇달아 비 내리는 날에도 사람들은 젖지 않고 걸었다. 서라벌의 저녁엔 밥짓는 연기가 오르지 않았다. 아낙네들은 숯을 썼고 연기 없이 기름진 저녁밥을 지었다.'
경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서라벌'이다. 다소 과장이 있겠지만 서라벌이 밝고 아름답고 기름진 도시였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삼국유사는 8세기 서라벌에 17만 8천여 호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90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도시인 것이다. 이는 콘스탄티노플, 바그다드, 장안과 더불어 서라벌이 당시 세계 4대 도시였음을 말한다. 역사이래 우리나라 도시가 세계 4대 도시에 든 적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고려 건국 후 '서라벌'이 '경주'로 격하되는 치욕을 겪었지만 서라벌의 아름다움은 훼손되지 않았다.
신라 밀레니엄파크는 17만9천339.00m²(5만 4천 250여평)부지에 '서라벌'을 연출한 공간이다. 오락적인 요소를 가미해 만든 볼거리 공간, 고증을 거쳐 '추정복원'한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는 기존 민속촌과 놀이공원의 장점만을 모은 것이다. 크게 7개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신라밀레니엄파크로 들어가보자.
△ 밀레니엄게이트
신라밀레니엄파크의 입구로 석굴암 전실을 모티브로 했다. 석굴암 전실 모양을 따랐지만 그보다 크다. 입장 후 맨 처음 만나는 조형물은 조각분수와 십이지신상. 십이지신상을 두 번 반복해 54m 이르는 볼거리를 만들었다. 파크를 찾은 관람객들의 무사와 안녕을 기원한다.
△ 역사와 영광
8세기 세계 4대도시(콘스탄티노플, 바그다드, 당나라 화청지, 신라의 에밀레타워)가 상징적으로 꾸며져 있다. 화청지는 당나라 현종이 애첩 양귀비를 위해 만든 온천별궁이다. 실제 화청지를 75% 축소 설계했고, 중국 문화재 전문가 20여명이 제작을 맡았다. 화청지 뒤편 바그다드 건물 안에는 이국적인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3개 국과 신라의 영토의 시작인 에밀레타워 사이에 자리잡은 야외 공연장은 지상무대 300여평(약 991.74m²), 수상무대 약 600여평(약 1천983.48m²)크기의 메인 공연장이다. 1천500명이 관람 가능하다. 수상무대는 4대도시가 교류했던 바다를, 지상무대는 육상교역의 대명사인 실크로드를 상징한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신라의 위상을 나타냄과 동시에 육'해상으로 활발히 교류했던 4대 도시의 화합과 우정, 평화를 상징한다. 주간공연으로는 '천궤의 비밀', 야간공연으로는 '여왕의 눈물'이 매일 공연된다. 세계에서 3번째로 시도되는 기계적 장치에 의한 수상'지상무대 연출은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도전과 모험
장보고 공연장, 비말지, 기획공연장, 족욕탕, 석빙고, 송림길 등 다양한 즐길 거리와 휴식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람객은 120m 송림길을 따라 1천 2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m당 200년 단위로 신라유물을 배치했고 풍화정도를 달리해 시간여행의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120m를 걸어가면 옛 신라가 시작된다.
비말지는 물방울이 흩날리는 연못이란 뜻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 생태공원이다. 연못 사이를 넘나들며 자연을 보고, 흥미로운 동굴 속 탐험도 즐길 수 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설화를 모티브로 연출한 것이다. 대나무 숲 속에 마련된 마이크에 대고 고함을 지르면 대나무가 파르르 떨리고 숲 곳곳에 고함소리가 차례로 울러 퍼진다. 마치 동화의 나라에 들어온 듯하다. 장보고 공연장에서는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 '청해진의 상인'이 매일 공연된다. 야외 족욕장에서는 지하 600m에서 끌어올린 온천수 족욕으로 피로를 풀 수 있다.
△ 문예체험마을
체험마당인 11개 공방촌과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 먹을 거리촌 등이 있다. 공방촌에는 한국공예예술가협회 장인들을 위촉하여 장인의 기술을 보는 것과 동시에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공방은 인형(한지)공방, 전통미술공방, 담목원(목공방), 장유공방, 한옥체험장, 칠기 및 칠보 공방, 유리공방, 양조장, 염색공방, 금속공방이 있다. 더불어 인형 극장, 노래하는 화음토우, 항아리분수, 사람이 지나가면 움직이는 장승들도 구경할 수 있다. 아이들은 80개 장승과 1천 200개에 달하는 신라 토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 천년고도
신라의 골품제도에 따라 성골가옥, 진골가옥, 6두품가옥, 5두품가옥, 4두품가옥, 민가, 산채로 구성되어 있다. 궁궐처럼 좋은 집에서부터, 남루한 민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집들과 가구들을 구경할 수 있다. 현존하는 신라 가옥은 없다. 이곳에 재현된 집들은 삼국사기 옥사조 잡지편의 당시 계층별 '가옥법령규제'와 출토 유물 등을 근거로 고건축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신라시대 가옥들을 추정 복원한 것이다.
△ 화랑도량
화랑공연장에서는 신라 천년의 초석이었던 화랑 무예훈련을 재현하는 '화랑의 도' 공연이 펼쳐진다. 칼과 창, 활 무예를 비롯해 마상무예시연을 통해 1천 500백여 년 전 화랑의 기상과 화랑도의 의의를 되살린 공연이다. 마상무예는 관람객들로부터 시종 박수갈채를 받는다.
△ 라궁(羅宮)
라궁은 신라궁궐을 의미한다. 테마파크와 붙어 있으나 구분돼 있다. 5천여 평의 부지에 500여 평 규모로 건축된 전통형 특급호텔이다. 회랑으로 연결된 16개 가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6채가 서로 맞물려 이어진 구조로서 전체 길이 100미터를 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라궁은 서울대 건축사연구실 전봉희 교수를 비롯해 고건축 전문가 100여 명의 고증과 자문을 거쳐 기획되었으며 전국의 고건축 전문 목수 80명이 건축을 맡았다. 이는 경복궁 복원 작업 이후 전문목수 최대동원 기록이었다.
라궁은 문화재 형태로만 존재하던 유산을 실용적 건축물로 재탄생시킨 첫 사례로 전통의 현대화 계기를 마련한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중정이라고 불리는 내부 마당에 노천온천을 최초로 도입했다.
숙박요금=△스위트 한옥 1채(2인 기준)/주중30만원, 주말 35만원 △로얄 스위트 한옥 1채(2인 기준)/주중40만원, 주말46만원. ※ 인원 추가시 추가요금 별도.
▲ 신라밀레니엄파크= 신라촌이란 이름으로 1986년 사업 시작. 1989년 토목공사가, 1990년에 건축공사가 시행되었으나 외환위기 등으로 1996년 공사중단. 오랜 고증작업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20여년 우여곡절 끝에 2007년 3월 30일 오픈 했다. 삼부토건이 100% 출자해 만든 자회사로 사업비 1,000억 원. 경주시 신평동 719-70번지에 소재.
△입장료= 개인/ 어른 2만원, 36개월부터 초등학생 1만 2천 원. 청소년 1만 5천원. (단체/20명 이상 20% 할인.)
△개장시장=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 주말/휴일 오전 10시∼오후 9시. 문의 054)778-2051.
주차요금 신라밀레니엄파크 입장객 1일 1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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