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중 어지럼증이 자주 발생하면 빈혈을 의심한다. 어지럼증은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거나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귀 속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한 코피는 여러 원인으로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증상이면서 특별한 처치 없이도 자연 치유되기 때문에 대개의 사람들은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
그러나 빈혈이든 하찮은 코피든 증상이 잦으면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빈혈과 코피에 대해 알아보자.
◆빈혈=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적혈구가 모자라서 생기는 모든 현상을 일컫는 빈혈은 어떤 이유로 인해 적혈구가 함유하고 있는 헤모글로빈이 너무 적게 생성되거나 많이 손실됨으로써 신체 각 장기에 옮겨져야 할 산소운반능력이 떨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때문에 어지럽다고 다 빈혈은 아니지만 빈혈이 있으면 어지럼증을 경험하게 된다.
빈혈의 주요 원인은 급성 또는 만성 출혈로 적혈구의 손실이 많아질 때이다. 그 범위는 성인 남성은 혈색소가 13gm/dL 이하, 성인 여성은 12gm/dL 이하, 임산부는 11gm/dL이하이로 그 중에서도 철분 결핍성 빈혈이 가장 많다. 보통 남성의 3%, 가임기 여성의 20%, 임산부의 50%, 아동의 30%에서 빈혈증상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다.
빈혈이 있으면 피부가 창백하고 탄력이 없으며 손톱의 광택이 없고 부서지기 쉬우며 오목하게 변형된다. 두통, 현기증, 이명, 눈앞의 어른거리는 흑점, 근력저하, 피로감도 동반된다. 입 주위에 염증이 생기거나 맛을 보는 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진단은 이전의 병력이나 간단한 말초혈액검사로 가능하다.
특히 철 결핍성 빈혈의 경우는 체내 저장 철이 필요양보다 부족해 적혈구 생성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치질, 위궤양, 종양 등 만성적인 위장관 출혈이나 월경으로 인한 철 손실의 증가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는 근본적인 원인 제거를 위해 대변잠혈검사,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비롯한 위장관 검사와 부인과적 검사가 필요하다. 이 후 원인이 밝혀지면 이를 치료해야 함은 물론 빈혈을 교정하고 부족해진 체내 저장 철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주로 소, 돼지, 닭의 간과 같은 육류와 시금치 등의 채소류를 섭취하면 경구용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C를 포함한 약은 철분 흡수율 증가의 효과는 있으나 값이 비싼 단점이 있다.
철분약을 복용할 때는 공복 때나 식후 2시간 내 투여하는 것이 흡수율을 높일 수 있으나 위장장애 증상이 심할 수 있다. 또 15% 정도에서 장운동을 억제해 변비가 올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섭취가 필요하다.
복용 후 2,3일이 지나면 피로감이 줄고 2주가 되면 혈색소가 상승해 2개월 정도면 정상치로 된다. 이 후로도 약 6개월 정도 더 복용해 몸 안 저장 철을 충분히 함유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약을 먹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진단이 틀렸거나 철분흡수장애, 흡수되는 양보다 출혈이 더 많은 경우 등을 고려해야 한다.
◆코피가 자주 나요=풍부한 혈액공급을 받고 있는 코점막은 이들 혈관이 노출돼 있고 보호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외부 충격에 쉽게 파열된다. 특히 코 안 가운데 중격은 연골과 뼈 바로 위에 놓여 있고 얇은 점막으로 싸여 있어 조그만 충격에도 심한 출혈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소아들은 자다가 갑자기 피를 쏟기도 하며 콧구멍을 후비거나 심하게 코를 풀어도 출혈이 생길 수 있다.
코피는 일반적으로 한쪽 출혈만 생길 때가 많은데 약 90%는 코 중격 앞쪽에서 발생한다. 특히 이 부위의 출혈이 심한 경우 지혈은 쉽지만 손상된 점막이 재생 없이 자극을 반복적으로 받으면 재발성 비(鼻)출혈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
코피가 나면 환자는 입을 열고 고개를 앞으로 숙여 조용히 호흡하면서 목뒤로 혈액이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며 침착하게 솜이나 부드러운 거즈로 막은 후 코의 양 옆을 손가락으로 눌러주면 효과적으로 지혈된다.
요즘처럼 공기가 건조해 점막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선 자주 코피가 나면 비강 입구에 항생제 연고나 바셀린을 발라 습도를 유지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성인에게서 별 다른 이유 없이 수시로 코피가 나면 코 점막에 급성 또는 만성의 염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으며 드물지만 비강내 종양이 있거나 비중격 만곡증 또는 천공이 생겨도 잦은 코피를 쏟게 된다.
이밖에도 혈우병이나 백혈병 같은 혈액질환이나 고혈압, 동맥경화증 같은 순환기 질환, 급성 열성 질환, 비타민 C나 K 결핍증, 화학약품에 노출된 경우 잦은 코피가 한 증상일 수 있다.
따라서 코 안 점막상태를 파악하고 출혈부위를 확인할 수 있는 내시경 검사 등으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학병원 종양혈액내과 류헌모 교수/이비인후과 신승헌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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