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은 어느 나라나 존재합니다.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노사간의 갈등과 논란은 단시간에 해소시킬 수 없는 거죠. 끊임없이 서로 협상과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18일 대구경북고용인적자원포럼과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초청 강연을 한 아닐 버마(Anil Verma) 교수(캐나다 토론토대학 경영학과)는 "갈등이 없는 노사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GM이나 크라이슬러도 파업이란 극단적인 상황까지 갔지만 결국 협상을 통해 갈등 국면을 해결했다는 것.
버마 교수는 "캐나다도 한 때 노조의 입지가 상당히 강할 때가 있었지만 세계화 과정에서 자연스레 회사측 입지가 강화되는 추세"라면서 "현대자동차노조도 시장에서 오는 압력에 노출돼 경쟁력이나 일자리를 잃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노조의 강성 태도는 가라앉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직된 노사 갈등을 풀기 위해선 상호 신뢰 구축과 쌍방향 교환 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사 화합을 위해 회사의 정보 공유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기업의 매출 상황이나 시장 여건 등 정보를 많이 공유하면 할수록 노사간 신뢰가 더욱 돈독해진다는 것. 버마 교수는 "세계적인 기업들은 노사 공동조사팀을 구성해 해결책을 찾고 있으며 이런 방식이 어려울 경우 상설 노사공동위원회를 가동시킬 필요도 있다."고 했다.
그는 "청년 실업이 심각한 것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 "이는 기업들이 직업 경력이 없어 리스크가 있는 구직자들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구직자들에게 직무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가동할 필요가 있다는 것. 버마 교수는 "캐나다 오타와에선 정부에서 학교나 학교 인근에서 학생들이 파트타임을 하면 자금을 지원하는 근로장학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예를 들었다.
재직자교육의 경우 민간과 정부가 파트너십을 맺어 교육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버마 교수는 "고용주들은 근로자들의 이직을 두려워 해 재직자교육에 소홀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는 캐나다 퀘백주의 경우 봉급의 1% 정도를 교육훈련세로 거두고 이 재원으로 정부와 민간에서 재직자 교육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FTA에 대해 버마 교수는 "캐나다에서도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 후 제조업에서 실업자들이 대거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 캐나다에 유익했다."고 전했다. NAFTA를 통해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을 도태시켜 전반적인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 과거 캐나다 달러가 미국 달러의 60%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캐나다 달러가 오히려 미국 달러보다 가치가 높아졌다는 예를 들었다. 그는 정부가 도태된 산업에서 생긴 실업자들을 교육시켜 재취업 시키기 위해 물심양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5만 개의 일자리를 잃더라도 20만 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아닐 버마 교수는 인적자원관리와 노사관계에 있어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인물로 1996, 1997년 캐나다 노사관계학회장을 역임했고 세계 주요 기업과 정부, 국제기구 등을 상대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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