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생의 땅 가야산] '목탁 장인' 김종성씨

"목탁은 모양새가 암만 좋아야 소용이 없어요. 소리가 좋아야지요. 그러려면 목탁에 혼(魂)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두리봉 아래 개금마을에서 평생 목탁을 만들고 있는 김종성(61·사진) 씨. 초등학교를 마치고 선친의 뒤를 이어 목탁을 만들고 있는 그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목탁 장인이다. 동생 종경(51) 씨와 아들인 학천(36), 학식(33) 씨도 같이 목탁을 만드는 '목탁가족'으로도 유명하다.

목탁의 재료는 100년 이상 묵은 살구나무 뿌리. 진을 빼기 위해 3년을 진흙에 묻어 두었다가 소금물에 적셔 가마솥으로 쪄낸 뒤 그늘에 사흘 동안 말린 다음 작업을 시작한다. 일주일을 꼬박 깎고 파고 다듬은 뒤 들깨 기름을 일 곱번 발라 완성한다. 목탁 하나 만드는데 3년 반이 걸린다는 게 김 씨의 얘기다. 작업실 벽에 걸린 '불평보다 인내를'이라는 액자가 그의 장인정신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정성과 혼이 들어간 그의 목탁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과는 소리와 내구성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해인사 등 전국의 큰 사찰은 물론 해외에서도 그의 목탁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 연유로 성철 큰스님으로부터 '성공(成空)'이라는 법명(法名)을 받기도 했다.

김 씨는 "목탁은 워낙 오래 쓸 수 있어 목탁을 만들어 돈을 벌기는 힘들다."며 "불심(佛心) 하나로 이 일을 해왔다."고 했다. 가장 어려운 작업인 골칼로 목탁의 구멍을 파는 그의 얼굴에서 목탁을 만드는 데 평생을 바친 장인의 아름다움과 끈기가 배어나왔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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