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라크 파병 연장안 놓고 대선후보들 '입장차'

정부가 이라크 파병(자이툰 부대) 연장안을 이번 주 중 국회에 제출키로 한 가운데 이에 대한 찬·반 문제를 놓고 대선후보들이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민심과 노심(盧心·노무현 대통령 뜻) 혹은 미국 사이에서 선택을 놓고 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로서 민심은 물론 노심(범여권 후보들의 경우)과 한·미 동맹관계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노심을 의식해야 하는 처지인 범여권 후보들 중에는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국익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찬성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반면 다음달 초 창당작업을 완료할 계획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은 "국회는 3년여간 자이툰 부대 파병으로 국민께 혼선과 부담을 드린 점을 반성하고 파병연장 방침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이 후보는 노심에 가까운 입장을 보였고, 문 전 사장은 개혁적인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한 민심을 더욱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경우 반대하기로 했으나, 이 같은 결정을 하기까지 고심을 거듭해야 했다.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지지층의 민심을 의식해야 하고 자신이 내세운 '평화 대통령론'까지 염두에 둔다면 반대하는 게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이 때문에 화해를 모색하고 있는 노 대통령과의 관계가 또다시 얼어붙게 되는 상황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범여권 후보들과의 대선 연대 대상으로 거론됐던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도 "정부의 파병 연장은 미국 주도의 범죄행위 참가를 1년 더 진행하겠다는 부도덕한 결정"이라 비난하며 파병 연장안을 반대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도 보수적인 지지층을 감안할 경우 찬성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 같지만, 아직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박형준 대변인은 "정부로부터 파병연장과 관련자료와 정보를 보고받은 뒤 신중하게 판단,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로서는 보수층 및 한·미 동맹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중도·개혁적인 유권자층으로의 지지기반 확대도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선 후보들 간 입장이 엇갈림에 따라 파병연장안에 대한 국회 논의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초래될 전망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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