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6p' 블랙먼데이 충격…완전 회복 한달 걸릴수도

코스피지수 2,000시대가 제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는 참혹하게 깨졌다. 22일 주식시장은 눈깜짝할 사이에 급락, 코스피지수가 간신히 1,900선을 지켜냈다.

집 컴퓨터 모니터, 휴대전화 창, 증권사 객장 전광판을 응시하던 투자자들은 '새파랗게' 질렸다.

특히 중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조선·철강 등 중국 관련주가 급락을 주도, '미국은 죽을 쒀도 중국이 증시 상승을 지켜줄 것'이라던 희망도 파묻히고 있다.

우리 증시, 날개없는 추락이 이어질 것인가, 다시 반등할 것인가? 투자자들은 지금 어떻게 행동하고 있을까?

◆혼란은 크지 않았다

은행, 증권사 등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를 어찌할까요'라는 문의가 쏟아졌다. 그런데 펀드 투자자들은 공격적이었다. 지수가 엄청나게 빠지자 그동안 '기다렸던' 대기자금들이 국내 주식형 펀드로 쏟아져들어왔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펀드런(지수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이 연쇄적으로 펀드에 넣었던 돈을 빼가는 사태)'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걱정은 일단 불식시킨 것.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점포망을 갖고 있는 대구은행에는 22일 하루동안 국내주식형펀드로 80억 원이 들어왔다. 대구은행의 각 지점에서 이뤄지는 국내주식형펀드 하루 평균 가입액은 20억~30억 원 정도. 주가가 크게 빠진 22일 국내주식형펀드로 평소보다 약 4배 가량 많은 돈이 밀려들어왔다.

펀드에서 돈을 빼겠다는 손님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구은행에서 이날 이뤄진 펀드 환매는 10억 원 가량으로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양인식 대구은행 제휴사업부 부부장은 "투자자들은 이달말 미국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다시 미국 증시는 물론, 우리나라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주가가 많이 빠진 22일 국내주식형 펀드로 돈이 많이 들어왔다."며 "이날 하루동안 이같은 생각에 대해 확인을 요구하는 문의전화가 빗발쳤으며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 경기의 저점 탈출 가능성을 언급한만큼 우리 증시가 앞으로 반등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승수 CJ투자증권 대구지점장도 "'빠졌을 때 들어가자'는 손님들이 22일 많았다."며 "우리 주식시장에 대한 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좋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22일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1월 이후 9개월만에 가장 많은 9천189억원이 몰리면서 수탁고가 52조1천873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래도 불안은 없나?

펀드 가입자들이 22일 많이 몰리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감은 많이 상쇄됐다는 분석도 있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난번 8월 조정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미국은 무너져도 우리에겐 중국이 있다'라는 기대감이 조금씩 엷어지고 있는 것.

8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지기 사태가 터지면서 밀어닥친 글로벌 증시 하락 여파속에서도 중국 증시는 건재했다. 오히려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세계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것.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증시도 하락해버리고 말았다. 이날 중국 증시는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중앙은행이 올 들어 6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으로 급락했다.

실제로 22일 주식시장의 폭락세에 큰 몫을 한 것은 조선과 철강, 화학, 운수창고 등 증시 호황을 주도한 중국 수혜주였다.

김인숙 SK증권 대구 성서지점장은 "22일 코스피지수가 1,900을 턱걸이하면서 큰 걱정은 일단 불식시켰지만 지수가 더 빠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우리 경제가 좋아진다고 하는 말도 많지만 지금의 유가폭등, 환율하락세 속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좋을리 없으므로 기업 실적에 대한 불안이 크다."고 했다. 그는 우리 증시에 '두려움'이 드리워져있다고 말했다.

이병천 미래에셋증권 대구 범어지점장은 "조정의 강도는 지난 8월보다 더 세다고 생각한다."며 반등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창곤 굿모닝신한증권 대구지점장도 "다시 상승국면에 돌입하기까지 한달 가까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며 "조정 이후에는 주도주가 바뀌는만큼 기존 주도주보다는 내수주와 수출주 등에 관심을 쏟는 것이 좋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