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추진 중인 각종 민자 유치 사업과 국비 지원 사업이 보수적인 시민 정서와 충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의 경우, 외지 기업이나 사람들이 대구에서 돈을 벌어가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정서가 민간 사업자들의 투자를 꺼리게 하고 심지어 정부 기관들도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는 것.
외국계 투자금융회사 맥쿼리는 최근 대구 4차순환도로(앞산터널·수성구 범물동~달서구 상인동) 건설 민간 투자 사업 컨소시엄에서 손을 뗐다. 4차순환도로 범안로(범물동~동구 안심)의 사업 운영자인 맥쿼리는 대구시의회가 특위를 구성, 범안로의 차량 통행 무료화를 추진하고 시민단체에서 앞산터널 공사를 반대하는 등 민간 사업자에 대한 지역 정서가 좋지 않은 데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컨소시엄에서 빠져나갔다는 것. 이 때문에 이 구간 4차순환도로 사업자인 대구남부순환도로(주)는 새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대구시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동대구 역세권개발도 민간 사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사업 대구 유치와 맞물려 추진되면서 큰 관심을 끌었으나 대구시의 자기부상열차 유치 실패로 민간 사업자들이 등을 돌렸다. 당시 대구시에 투자 의사를 밝혔던 민간 사업자들은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대구 내부의 일부 학계와 시민들이 반대해 자기부상열차 유치에 실패한 것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도심 철도변 정비 사업자인 철도시설공단도 대구시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토지 등에 대한 감정평가도 안 된 상태에서 고속철 주변 주민들이 대전에 있는 철도시설공단까지 찾아와 시위를 한다."며 대구시에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 반면 대구와 마찬가지로 도심에서 철도변 정비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대전의 경우 주민들의 큰 반발 없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대구역세권 개발과 이시아폴리스, 테크노폴리스 조성 등 대구시가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민간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데 시민 정서는 여전히 배타적"이라며 "대구가 잘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생각이 더 많이 바뀌어야 하고 개개인의 이해관계를 떠나 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학계 등 일각에서는 "민자 유치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는 것은 시민 정서 탓도 있지만 대구시의 무능과 의지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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