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대선 전 '4강(强) 방문외교'가 결국 무산됐다.
이달 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 불발 이후 러시아 방문을 추진해 왔으나 일정 조정이 쉽지 않은 데다 측근들의 만류도 적지 않아 결국 이 후보가 뜻을 접은 것.
한 측근은 23일 "이 후보가 11월 중 가급적 러시아와 중국 두 나라를 방문, 경제외교를 선보일 방침이었으나 복잡한 내부사정으로 인해 사실상 어렵게 됐다."며 "대선 전에는 어느 나라도 방문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중·일·러 4강 외교가 끝내 불발된 데는 핵심 측근들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사실상 막후 의사결정 기구 역할을 했던 '6인회의' 원로들이 강력하게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측근들은 이 후보가 직접 참석해야 할 전국 필승 결의대회가 다음달 중순까지 줄지어 열리고, 그 직후에는 곧바로 후보등록 준비작업에 착수해야 하는 등 일정상 도저히 해외방문을 추진할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대선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투자자문회사인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귀국을 앞두고 범여권이 연일 쏟아내는 파상공세에 총력 대응해야 하는 점도 해외방문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상대국과 의전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던 점도 4강 외교가 불발된 이유 중 하나로 알려졌다.
선대위 관계자는 "BBK 문제를 포함,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때가 때이니 만큼 지금은 해외를 방문할 상황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선 이 후보가 해외방문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상처만 입었다는 지적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성급한' 발표로 상대국 정상과의 면담이 무산되는 등 '외교라인'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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