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다문화가정 자녀 '精神지체' 만들텐가

이른바 多文化(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기초적인 우리말조차 제대로 못하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다. 나라 전체가 異常(이상) 교육 열기로 들떠있는 가운데 유독 이들 가정의 자녀들은 무관심과 무대책 속에 교육사각지대로 방치돼 있어 안타깝다.

현재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20년쯤 다문화가정 2세들은 전국적으로 167만 명(전국민의 3%)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농촌에선 초등학생의 4분의 1에 이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 2세들 대다수가 심각한 언어장애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아주 일상적이고 간단한 대화조차 곤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리 만무하다. 언어는 사회적 관계 형성의 기본 요소다. 언어 장애는 곧 학습장애, 정서장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엄마와의 의사소통 부재가 주원인이다. 가난으로 인한 자녀교육 무관심, 그리고 매년 2배씩 늘어나는 높은 이혼율과 가출 등 가정 해체 현상 또한 문제 악화의 원인이 된다. 최근 결혼 이주 여성 한국어 교육의 장이 점차 늘고 있지만 맞벌이 등으로 교육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심지어 아내가 도망갈까봐 외출을 막는 사례도 있다 하니 기가 막히는 일이다. 현재 정부 지원이 결혼이주 여성의 한국어 교육 수준에만 머물러 있을 뿐 2세 교육 지원책은 거의 없는 것도 문제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도 엄연한 한국의 자녀들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겠지만 당장 언어소통난 해결이 발등의 불이 됐다. 방치할 경우 IQ 70 이하 '정신지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경고를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장차 우리 사회의 한 축이 될 이들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심신 건강'교육을 돕는 일에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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