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종욱의 두산, 한국시리즈 3차전도 가져갈까?

올 시즌 발군의 활약으로 두산 베어스의 약진에 한몫한 이종욱이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 박한이(삼성 라이온즈)와 전준호(현대 유니콘스)를 제치고 어느새 국내 최고 1번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545, 3타점, 7득점, 2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행을 이끈 이종욱은 22일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질주 본능'을 유감없이 발산했다. 1대0으로 앞선 5회 중전 안타로 출루, 도루에 성공하더니 3루에 나가 있다 2루수 플라이 때 홈까지 파고 들며 SK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빠른 발이 주무기인 이종욱은 올 시즌 타율 0.316으로 타격에도 눈을 떴다. 출루율은 0.382, 도루는 47개. 반면 삼성의 톱타자 박한이는 타율 0.267, 출루율 0.359로 이종욱은 물론 38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전준호(타율 0.296, 출루율 0.377)에게도 밀렸다. 2004년 이후 타율(0.310)을 비롯해 안타 수(156개→128개), 홈런(16개→2개), 타점(63점→27점), 장타율(0.465→0.309)에서도 매년 성적이 내리막을 걸어 삼성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는 상황.

현대에서 방출된 설움을 딛고 지난 시즌 신고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이종욱은 빠른 발과 기습 번트를 주무기로 자신의 자리를 확보했다. 출루만 하면 어김없이 2루를 훔쳐 도루왕(51개)이 되더니 끊임없는 연습으로 올 시즌에는 타격 기량까지 일취월장, 두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물오른 타격감에 빠른 발과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점이 더해져 2루타 20개, 3루타 12개를 기록한 덕분에 장타율도 0.358에서 0.417로 상승했다.

25일 잠실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SK는 이종욱의 출루를 저지하지 못할 경우 경기가 어려워진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가져간 팀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도 SK를 더욱 부담스럽게 한다. 1차전에서 완봉 역투한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가 4차전에 등판 가능한 만큼 3차전을 이기지 못하면 1승도 건지지 못한 채 두산에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4번 타자 김동주가 부진한 것과 정신적 지주 안경현이 부상으로 빠진 점이 아쉽지만 이종욱과 고영민으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가 건재하다. 불펜이 강한 SK를 상대로 시리즈를 길게 끌고 가면 불리해지기 때문에 3차전에서도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두산은 김명제, SK는 마이클 로마노가 선발 등판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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