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을 보는 일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이제서야 꿈에 기리던 내 짝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도 잠시, 이름과 대강의 스펙(직업, 나이, 연봉 등의 숫자로 매겨진 배경정보) 외에는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생판 남과 결혼을 전제로 첫 만남을 가져야 한다는 일은 상당한 심적 부담감을 안겨주는 것. 복장과 말투 하나에도 신경써야하는데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소개해 준 사람에게 누가 되지 않을 정도로 행동을 해야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맞선대화, 어떻게 이끌어갈까?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맞선자리에 나선 A씨. 그의 주말 일과 중 빠지지 않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맞선'이다.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로 시간을 떼워야하지?" 내심 떨떠름한 얼굴로 수성유원지 인근의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상대 여성은 올해 27의 간호사 B씨. 꽤나 동안으로 보이는 얼굴에는 아직 옛된기가 가득했지만 차분하고 깔끔한 인상이 일단 합격점.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차를 주문한 뒤 본격적인 탐색모드에 돌입했다.
그런데 왠일? 차분한 인상과는 달리 성격이 활발해도 너무 활발한 그녀. A씨의 별 것 아닌 유머에도 깔깔깔 박수까지 치며 아주 자지러진다. '쟤 왜저래?' A씨의 인상이 점점 굳어진다. "아주 깬다 깨!"
남성이 싫어하는 여성의 맞선 대화 매너 1순위로 '지나친 웃음과 수다'(29%)가 꼽혔다. B씨의 경우처럼 별 것 아닌 말에도 숨도 제대로 못쉴 정도로 깔깔대는 여성에게는 별로 호감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 그 다음으로는 '진실하지 못한 자세'(22%), 무관심한 자세(18%), 산만한 모습(11%)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성들의 생각은 달랐다. 맞선에서 조심해야 할 여성의 대화 매너로 여성들은 진실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35%)고 생각했으며, 다음으로 지나친 웃음과 수다(24%)가 뒤를 이었다.
▷맞선 남,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맞선 자리에서 대화를 시작한지 2시간 남짓,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C씨(여)는 "저 사람은 내 사람이 아냐."라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돈다. 그래도 상대방은 기분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 모양이다. 레지던트 2년차라는데 병원에서의 각종 에피소드를 늘어놓으며 혼자 신났다.
시간이 아깝단 생각에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은 기분이지만 한껏 신이 나 있는 맞선남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차마 그럴 용기가 나지 않는다. 결국 찻집에서 시작한 맞선은 저녁식사까지 이어져 무려 5시간 가까이를 함께 하고서야 끝이 났다. 당연, 맞선남에게 X표를 직접적으로 날려주지는 않았다. C씨는 "굳이 상대방의 기분을 불쾌하게 할 것까지 뭐 있겠어요."라며 "같이 있는 동안만큼은 기분나쁘지 않을 정도로 응해 주는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 아닐까요?"라고 했다.
여성들은 맞선에서 만난 남성이 마음에 내키지 않더라도 일단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내려는 경향이 있다. 설문조사 결과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로 대해준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51%)을 차지했고, 유쾌하게 보낸다(25%), '핑계를 대고 자리를 뜬다'(11%)의 순으로 답했다.
이에 대해 남성들은 정반대의 견해를 밝혔다.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달라"(55%)는 것이 남성들의 요구. 당장 기분은 좀 불쾌할지 몰라도 솔직하게 말을 해주는 것이 서로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라는 말이다. 또 일부 남성들은 억지로 격식을 차리려 하는 여성보다는 직설화법을 쓰는 여성에게 오히려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고. 강상훈(가명'32) 씨는 "너무 조신하려 노력하는 여성보다는 차라리 솔직하게 '당신은 안되겠어요'라고 말하는 여성이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이때부터 이 여성을 내 여자로 사로잡아야겠다는 의지에 불타기도 하는 것이 바로 남성"이라고 털어놨다.
자료제공: 결혼정보업체 비에날래 & 재혼전문 온리-유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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