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바람'

대기업 가족 대접에 협력사 품질 보답

▲ ㈜대명의 현장 직원들이 한국델파이가 파견한 컨설턴트로부터 한창 생산성 향상에 관한 컨설팅을 받기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대명의 현장 직원들이 한국델파이가 파견한 컨설턴트로부터 한창 생산성 향상에 관한 컨설팅을 받기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뭉쳐야 산다."

지역에 대기업과 협력업체들 간의 상생 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시와 중소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중진공)가 다리를 놓고 대기업이 주도가 돼 협력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이를 통해 과거 단순한 수직적인 관계에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수평적인 관계로 대·중소기업 간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협력업체를 업그레드시켜라

한국델파이에 제동부품을 납품하는 (주)대명은 최근 1년 사이에 공장 환경이 확 달라졌다. 정리·정돈이나 청소, 직원들의 작업 습관 등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 한국델파이에서 선정한 컨설턴트가 매주 한차례 공장을 찾아 경영혁신과 관련된 기술이나 노하우 등을 교육시켰기 때문. 임상규 (주)대명 상무는 "평소 알고도 지나치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지적하고 조언을 해주니까 환경을 고치는 데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매주 한차례 직원 교육은 물론, 중진공으로부터 설비자금을 지원받아 최근 부품제작기계 8대를 도입했다. 이 업체는 이런 과정을 통해 앞으로 30% 정도의 생산성 향상과 적잖은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SL 협력업체인 (주)한중도 최근 생산성이 35% 정도 올랐고 6천만 원 정도의 추가 수익도 봤다. 협력사업 효과를 톡톡히 본 것. SL에서 선정한 컨설턴트로부터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종 프로세스를 착실히 이행했기 때문. 손영수 (주)한중 부장은 "직원들의 사기도 오르고 노동성 향상도 되는 등 전체적인 근무 여건이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이 업체는 변화를 실감하고 프로세스를 1년 연장, 올해도 정기적으로 컨설팅이나 교육을 받고 있다.

대기업들도 만족스럽긴 마찬가지. 길도우 한국델파이 구매기획팀 부장은 "협력업체들을 우리 수준에 맞게 개선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 품질과 가격 안정을 도모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한국델파이는 1차적으로 선정한 3개 업체의 성과 분석을 거쳐 이 같은 작업을 다른 협력업체들에게도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지역에 상생 바람 분다

지난해부터 지역에서 시행된 '대·중소기업 협력사업'은 지금까지 한국델파이와 SL, 동원금속, 평화홀딩스 등 모두 4곳과 이들에 납품하고 있는 90여 협력사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사업엔 대구시와 중진공, 모기업과 협력업체 등 4자가 입체적인 지원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모기업에선 협력업체에 대해 경영이나 기술 등 종합진단에 참여하고 생산성향상 컨설팅과 기술애로 해소 지원 등을 하고 대구시에선 컨설팅 비용과 육성자금, 해외규격 인증 사업비 지원 등을 한다. 또 중진공에선 정책자금과 기술·경영혁신 컨설팅 등 정부 차원의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결국 모기업이 사업 주체가 되고 대구시와 중진공이 자원을 지원하는 형태를 통해 체계적으로 협력업체들의 생산성과 경영 혁신을 도모한다는 것.

중진공은 내년에 5개 모델을 만드는 데 이어 2010년까지 15개 모델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지역 산업계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장갑돈 중진공 부장은 "세계적인 무한경쟁 시스템에서 이제 모기업 혼자서 '나홀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협력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워 함께 발전해야만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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