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선 이설 막판 진통

안심연료단지 업체 내년 5월까지 보류 요구

▲ 올 연말로 끝나는 대구선 이설사업을 앞두고 안심연료단지 업체들이 이설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반야월 저탄장의 모습.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올 연말로 끝나는 대구선 이설사업을 앞두고 안심연료단지 업체들이 이설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반야월 저탄장의 모습.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선 이설 사업이 10년 만에 완공을 앞둔 가운데 안심연료단지 업체들이 내년 5월까지 기존선을 연장 사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대구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대구시는 이달 들어 청천역에서 K2 공군기지를 잇는 9km 구간을 새로 신설하고 안심고가교와 청천정거장의 궤도 레일을 부설하는 등 대구선 이설을 위한 마지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95%에 이르며 올 연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 선로 공사를 마치고 새 구간으로 열차 운행이 시작되면 내년 1월부터 3개월에 걸쳐 폐선을 모두 철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탄을 생산하는 동구 안심연료단지 입주업체들이 비상이 걸렸다. 대구선의 화물열차를 통해 원료탄을 공급받던 업체들이 대구선 이설과 함께 차량으로 원료탄을 수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 이 경우 겨울철 혹독한 강원도 날씨 탓에 원료탄 수급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운임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제 화물열차로 원료탄을 운반할 경우 운임이 t당 1만 2천 원 정도지만 차량으로 옮길 경우 2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업체들은 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업체들은 내년 5월까지 기존선을 그대로 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석탄 수송으로 연간 20억 원의 운송수익을 올리던 한국철도공사도 당분간 기존선 운행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호 대구연료공업협동조합 상무이사는 "공장도 가격이 장당 221원인 연탄값은 정부고시가여서 운송비가 늘어도 올릴 수 없다."며 "저탄에 지장이 있으면 생산 차질도 우려돼 겨울만 넘기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이 진행되던 지난 10년간 수차례 이전이나 이설 수송 계획 등 대책 마련을 재촉해왔는데 이제 와서 늦춰달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사업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이설 사업이 늦어질 경우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설사업이 10년째 계속되고 있어 더 늦춰달라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초 계획대로 이설 사업을 진행할 것이며 기존선 사용은 공사가 끝나는 올 연말까지"라고 못박았다.

한편 대구선 이설 사업은 동대구역에서 청천역까지 대구 시내를 지나는 철도 14㎞와 K2 공군 비행장 인입선 1.3㎞를 없애고, 금호강변을 따라 동대구역~고모역~화물중계역~금강역~청천역 구간 16.5㎞와 K2 인입선(9㎞)을 새로 놓는 공사로 1997년 4월 착공, 2000년 12월에 완공 예정이었지만 사업비 부족으로 수년간 지연돼 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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