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경제통상학부 최정규(41·사진) 교수의 논문이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지에 실려 올해 경북대가 처음 도입한 최고 1억 원까지 지급하는 첫 학술장려금 수혜자가 됐다.
경북대는 26일 최 교수가 주저자로, 미 산타페연구소와 이탈리아 시에나대학 경제학과 새뮤얼 보울스 교수가 교신저자로 집필한 논문인 '자기집단중심적 이타성과 전쟁의 공동진화'가 10월 26일자 사이언스 318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최 교수의 이번 논문은 '이타성의 진화'가 '외부인에 대한 적대적 태도'와 결합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게임이론에 적용시켜 논의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경제학자의 논문이 세계적인 과학학술지에 실렸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인간 사회에서 흔히 발견되는, 그동안 따로 연구돼 온 '이타성(Altruism)'과 '자기집단 중심주의(Parochialism)'가 어떻게 함께 진화할 수 있는가를 자체 개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인 '행위자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시켰다.
이타성은 행위자에게는 비용(손해)이 수반되지만 집단에는 편익을 주는 행위를 말하고, 자기집단중심주의는 타민족, 타종교, 타인종 등 행위자가 속한 집단의 외부인에 대해서 보이는 적대적 태도를 의미하는데, 자신의 집단 구성원에게는 이타적이지만 외부인에게는 적대적 모습을 드러내는 '자기집단중심적 이타성'의 존재 여부는 그동안 진화적 관점에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간주돼 왔다.
최 교수는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이타성이나 외부인에 대한 적대적 태도는 독립적으로 진화할 수 없지만 그 결합체인 '자기집단중심적 이타성'은 집단 간의 적대적 경쟁을 더욱 빈번하게 발생시키며 적대적 경쟁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진화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실험을 통해 결론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회생물학 분야에서 이타성의 진화를 설명해 윌리엄 해밀턴의 '친족선별 이론'과 로버트 트리버스의 '호혜성 이론'이 아닌 또 다른 이론적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이 이론이 현재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민족 간, 인종 간, 종교 간 갈등의 뿌리를 규명하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 교수의 논문이 사이언스지에 실림에 따라 경북대가 올해부터 우수연구논문 저술을 독려하기 위해 사이언스와 네이처 등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경우 1인당 최고 1억 원까지 지급기로 한 학술장려금 제도의 첫 수혜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최 교수는 1980년 서울대 경제학과 학·석사 과정을 거쳐 2003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산타페연구소에서 1년 4개월 동안 박사후연구원을 지내고 2005년부터 경북대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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