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인생 재무설계] 30·40대 진단과 처방

전문가 처방 받아보니…"우리집도 미래가 보이네"

"재무설계는 부자들만 받는 것이 아니다."

건강진단처럼 자신의 재무를 진단받는 직장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재무관리는 자신의 재무상태를 파악해 최선의 처방전을 받아 처방전에 맞춰 자산관리에 나서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대구시내에는 재무진단을 전문으로 해주는 재무설계회사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내집 마련과 자녀교육비, 노후자금으로 고민하는 30·40대 두 평범한 직장인의 재무설계 진단과정을 엿봤다.

▶내집마련 고민 30대 직장인

김성철(35·대구시 남구 대명동) 씨는 두 자녀를 둔 직장인이다. 남들이 주식 등 재테크를 할 때도 묵묵히 저축으로 돈을 모은 성실파. 재테크를 통해 차라리 잃는 것보다 이자가 적더라도 안정적인 것이 최고의 미덕이라고 여겼다. 아직 젊다는 이유로 은퇴 이후를 대비한 투자계획은 전혀 없었고 이자를 많이 준다는 이유로 요즘 인기 있는 CMA 통장도 없었다.

하지만 김 씨는 요즘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펀드 등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막막했다.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그는 재무설계를 받았던 친구의 권유로 재무설계회사를 찾았다. 김 씨는 "최근엔 금융기관에서 제시하는 금리의 저축상품만으로 미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재무검진을 받은 결과 매달 생활비와 저축을 한 뒤 발생하는 여유자금은 23만 원 정도로 나왔다. 재무설계사는 "매달 발생하는 여유자금은 이율이 높은 CMA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씨가 주택자금 마련을 위해 가입한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채권형 상품으로 금리는 목표수익률 연 10%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이었다. 해지하고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내 집 마련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충고를 들었다.

재무설계사는 또 김 씨에게 "지금부터 자녀들의 대학교육자금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보험도 미리 가입하면 가입액이 적은 이치와 비슷하다."고 조언했다. 자녀들이 어리기 때문에 월 10만 원씩만 모아도 15년 뒤 대학에 입학할 때쯤 5천만 원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노후자금도 지금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지적을 받았다.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월 30만 원씩 넣으면 은퇴시점인 20년 뒤에는 1억 원을 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는 재무설계사의 조언을 받고 자녀교육자금을 마련한 뒤 발생하는 자금은 노후를 위해 집중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재무설계는 자산이 많고 소득이 높은 부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당면 과제인 내 집 마련뿐만 아니라 자녀교육비, 노후자금 마련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자녀교육비·노후고민 40대 직장인

맞벌이를 하는 박민수(44·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씨는 지금까지 재테크에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맞벌이를 하면서 자녀 2명을 둔 그는 세금을 떼낸 뒤의 정확한 수입 통계나 투자계획을 세운 적이 한번도 없었다. 더욱이 은퇴 이후를 대비한 투자계획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박 씨는 "물질적 만족보다는 정신적 가치관을 추구하면서 사는게 옳다고 생각했지만 40대 중반이 되니 자녀 교육이나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부담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말했다.

그의 가장 큰 고민은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자녀의 교육비 마련과 노후생활 및 효율적 자산운용. 3~6년 후면 자녀가 대학교에 입학하는데다 노후대비도 더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박 씨는 이제는 뭔가 시작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재무설계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재무 진단을 받은 결과 박 씨의 문제점은 생활비를 쓴 다음 남는 월 76만 원의 잉여자금이었다. 이것은 이율이 0%에 가까운 급여통장에 그대로 누적돼 왔던 것. 재무설계사는 박 씨에게 "수시입출금식 자산관리통장(CMA)에 저축형태로 넣어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녀교육비의 경우 첫째는 3년 동안 월 30만 원, 둘째는 20만 원을 펀드에 넣기로 결정했다. 3~6년 동안 적립하면 각각 1천700만 원과 2천400만 원을 모을 수 있다. 또 노후자금으로는 월 50만 원을 변액유니버셜보험에 불입하기로 했다. 10년 뒤에는 6천800만 원을 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재무설계사로부터 체크카드를 사용하라는 권고도 받았다. 체크카드는 통장 잔고내에서 소비통제가 가능하기 때문. 주변의 권유로 가입한 여러가지 보험에 대한 진단도 받았다. 종신보험금의 사망보험금이 낮게 책정된 데다 재해사망에 대한 보장 비중이 너무 커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특히 자녀가 가입한 어린이보험은 부담이 적은 순수보장형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는 지적도 받았다.

주택청약예금 700만 원과 자녀통장 등 몇개의 통장에 들어있는 잔액, 해약을 전제로 한 OO공제회장기저축 등 5천만 원에 대한 투자계획도 새로 마련됐다. 이 현금자산에 대해서는 투자성향과 재무목적을 고려해 표준투자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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