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태양을 끌어안다…신재생에너지 투자 앞장

경북 칠곡군 동명면 이모(59)씨 집의 전기요금은 '껌 값'이나 다름없다. 전기요금 고지서에 적힌 숫자는 단돈 2천 원에서 많아도 5천 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기 전인 지난해 9월에 7만5천 원이었던 전기요금은 설치 후부터는 줄곧 1천 원대에서 5천 원까지만 요금을 낸다. 전기요금 대부분을 '태양'이 내줬기 때문이다.

#대구시 수성구 만촌1동 나모(45·여)씨 집도 사무실겸 가정용으로 함께 쓰고 있지만 태양광 설치 후 전기요금이 10원에서 5만원으로 줄었다. 지붕에서 청정에너지를 생산해줬기 때문이다.

태양광, 풍력,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 혁명이 일고 있다.

국가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지자체는 물론 기업, 투자사, 개인들이 앞다퉈 대체에너지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태양광 분야는 도시주택들도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쉽게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개발경쟁이 뜨겁다. 대구시도 올들어 대형 태양광 사업을 줄줄이 따내거나 확정지어 국내 도시가운데 앞서가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신재생에너지 경쟁

기초자치 단체 가운데는 충남 태안군이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솔라캐노피(Solar Canopy·태양광지붕)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다. 군은 내년말까지 공공기관과 학교 전 시설에 솔라캐노피를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과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위해 대기업과 양해각서도 맺었다.

전북 부안도 1천억 원을 투자해 수소 중심의 에너지 파크조성을 추진중이고 전북 군산시에는 7천900kw급 풍력발전소가 건립되고 있다.

경북지역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경북도는 울진, 영덕, 포항, 경주 등 동해안 시·군을 신재생에너지 산업단지로 조성키로 하고 울진은 해양에너지 거점도시, 영덕은 풍력발전단지로 만든다. 군위군도 최근 240억 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립을 추진중이고 영천도 태양광 발전소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신에너지 혁명의 중심은 대구!

한국의 대표적인 '솔라시티(solar city)'로 만들기 위한 대구시의 계획이 성과를 내고 있다.

2012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솔라타운이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모습을 드러낸다. 주택 9천312가구, 공공기관 53개소 등에 설치될 태양전지판 면적만 13만5천870㎡(4만 1천100평)이고 연간 발전생산량은 2만 3천292MW로 현재 요금으로 환산하면 20여억 원에 이른다. 주택 및 건물조성에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시켜 사업에 차질이 없다. 도시 전체가 솔라시설 홍보·전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며'대구의 명물'이 될 전망.

대구시 환경시설공단 서부사업소(달서구 대천동· 5만7천352㎡)에는 도심에 들어서는 것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건립된다. 이 발전소에서는 순간 발전능력 2.5㎿, 연간 4천㎿h로 1천5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 생산된다. 현재 도시내 시설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으로서는 독일 뮌헨시 전시관 1㎿규모가 최대다.

이 발전소는 환경측면에서 자동차 1천여대가 1년간 배출하는 양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세계적인 태양광 투자기업인 노르웨이의 REC와 중앙마이크로닉스(주)의 합작법인이 건설, 15년간 사용후 대구시에 기부채납하는데 오는 10월 착공, 내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서공단 시설안전관리사업소에는 영남권 에너지 거점역할을 할 '영남권 에너지센터'가 들어선다. 300억 원을 들여 세워질 에너지센터는 에너지 부문 정책홍보·전시·교육·연구개발 기능과 선진국이 개도국에 투자해 온실가스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청정개발체제(CDM) 및 배출권과 관련한 영남권 업무를 총괄한다.

이밖에도 월드컵경기장(200㎾)과 안심 환경공원(100㎾·동대구톨게이트 인근)의 태양광발전 시설은 산업자원부가 실시한 공공디자인개선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대구의 솔라시설 랜드마크로 활용될 전망이고 신천변에는 솔라파크가 건설된다.

태양광 주택 보급 사업도 올 연말까지 300가구, 825㎾/h(108만9천㎾/연)로 늘어난다. 이들 가구의 태양광전지판을 모두 합치면 6천875㎡로 축구경기장과 맞먹는 면적이다.

홍석준 대구시 메카트로닉스팀장은 "전 공공기관에 솔라캐노피를 설치하는 도시는 대구가 처음이고 영남권 에너지 R&D 거점이 될 에너지센터 건립과 신서혁신도시에 세계 최대규모의 솔라타운이 조성되면 대구시가 명실상부한 솔라시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화와 수요자중심 관리 과제

대구시가 신서혁신도시와 전 공공기관에 솔라캐노피를 설치하지만 진정한 솔라시티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산업화 시키는 것이 과제다. 이 분야에서 앞서가는 국내·외 대기업과 투자사를 유치해 지역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주문하고 있다.

솔라캐노피의 경우 청정에너지 사업에다 최장 30년까지 운용할 수 있는 장점과 안정적인 수익성 때문에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금융권의 투자관심이 크고 국내 대기업들도 앞다퉈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연구하고 있어 잘만 활용하면 대구시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신수종 사업이라는 것.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반드시 추진해야 할 분야지만 많은 투자비에 비해 에너지 공급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요자 중심의 에너지 관리 대책도 병행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봉규 대구시 정무부시장은 "신재생에너지 생산에도 투자를 해야하지만 가로등을 비롯한 공공시설에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있는 만큼 수요자 중심의 에너지 관리대책에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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