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 권의 책] 통일이 되면 어떻게 달라질까

남한 학생이 북한 학교로 전학(?)

며칠 전 한 사회단체가 학교에 배포한 책자 때문에 대구의 몇몇 학교에 적잖은 소동이 있었다. 사연인즉 재향군인회가 '6·25전쟁과 북한의 만행' 이라는 제목의 반공교육 교재를 일부 학교에 방문해 배포한 이후 전교조 측에서 교재 내용 일부가 과거 보수적인 반공이념을 담고 있다며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이 겉으로는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여전히 남한을 적화통일하려 한다.'는 대목이 관건이었다. 냉전이데올로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전교조 측의 주장과 잊혀가는 6·25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자는 것이라는 재향군인회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굳이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통일 또는 북한에 대한 시각이 이런 논란을 자유로이 허용할 만큼 많이 개방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구해 펴보니 과연 남북한을 동반자적 시각으로 서술한 대목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대통령이 두 번이나 북한을 다녀오는 동안 세상도 많이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통일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수업 시간도 턱없이 적고 내용도 평면적이다. 한 설문조사에서 학생 10명 중 3명만이 통일이 된다면 북한 주민들과 결혼할 수 있다고 답한 것은 남북한을 여전히 이질적으로 여긴다는 증거다. 그만큼 통일교육이 절실하다.

자녀에게 통일에 관한 교육을 시켜주고 싶다면 우선 '통일이 되면 어떻게 달라질까?'하고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교실에서 100번 통일 교육 받는 것보다 금강산 한 번 다녀오는 것이 낫다지만 여건이 다 허락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책에서 답을 찾아보자. 한림출판사에서 최근 펴낸 '통일이 되면 어떻게 달라질까?(신석호·이명혜 글)'는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통일 교재다. 천연의 생태 공원인 DMZ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북한의 자연환경,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통일이 된다면 우리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남북한 왕래가 자유로워지면서 부모의 직장을 따라 남한에서 북한으로 북한에서 남한으로 전학을 가는 학생들이 생겨날 것이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언어와 풍습이 이상하게 여겨질 것이다. '벼룩에서 간을 내어 먹을 놈'이라는 속담을 북한에선 '모기 다리에서 피 뽑아먹을 놈'이라고 한다니 생경스럽기도 하고 재미있다. 통일이 되면 북한 주민들도 인민복이나 저고리를 벗어던질 것이다. 북한 아가씨가 배꼽티를 입지 말란 법도 없다. 책은 이처럼 통일이 되면 이렇게 달라지지 않을까 하고 어린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있다. 한가지 흠이라면 교과서식의 딱딱한 편집.

남북한이 통일을 이뤄야 하는 것은 단순히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통일이 남한이나 북한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큰 열매를 안겨주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 생각해보기

1. 통일이 되면 의식주뿐만 아니라 문화·풍습·언어·행정구역 등 모든 것이 바뀐다. 만일 우리 반에 북한 친구가 전학을 왔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떠올려보자.

2. 통일이 되면 여행할 곳이 많아진다. 북한의 명승지를 소개한 책을 찾아서 가고싶은 명승지를 고르고 이유를 이야기해보자.

3. 남북한이 통일되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이런 통일비용 때문에 통일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통일이 꼭 이뤄져야 하는 이유를 3가지만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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