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침체된 지역경제에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와 같이 EXCO가 정부의 승인을 얻어 내년부터 확장에 들어간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기획예산처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매우 타당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까지 약 1천억 원을 투입하여 EXCO를 확장하기로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EXCO 확장 결정의 의의는 무엇일까? EXCO 확장 결정은 무엇보다도 '21세기 굴뚝없는 황금산업'으로 각광을 받는 지역 전시컨벤션산업에 엄청난 순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동안 전시공간이 부족한데다 그나마도 비는 날이 잘 없어 대규모 전시회나 국제회의를 여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EXCO가 확장이 마무리되면 전시장은 기존면적보다 3배나 확대되어 이런 문제들이 일거에 해소되리라고 기대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EXCO 확장 결정이 경제통합 1호 사업으로 대구와 경북이 손을 맞잡고 함께 노력하여 이룬 쾌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의 확장결정은 대구와 경북이 함께 확장에 공동투자하기로 함으로써 지방전시장 난립방지라는 정부의 시책과 부합되는 명분을 얻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앞으로 전시컨벤션산업에서 시작한 대구와 경북의 협력이 '잘 끼운 첫단추'가 되어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되어 대구·경북의 경제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켜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 EXCO 확장과 더불어 다음과 같이 대구·경북의 전시컨벤션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무엇보다도 지역민의 전시컨벤션산업에 대한 인식의 제고 및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직도 지역에서는 전시컨벤션이라고 하면 일회의 이벤트성 행사로 인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시컨벤션센터는 하나의 사회적 인프라로서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문화산업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서 전시장은 지역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최소한의 기초 인프라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왜 세계 주요국과 지자체들이 전시컨벤션산업을 경쟁적으로 육성하려고 하는지도 되짚어봐야 한다.
둘째,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질적인 대구와 경북의 역할분담을 통하여 상호 협력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대구는 기존의 시설을 활용한 대규모 전시회 및 관련 국제회의에 특화하고 경북은 경주의 특급호텔 및 유구한 문화관광자원을 이용한 국제회의 및 연계문화관광에 특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EXCO 확장 후 명칭변경이나 이사파견 및 대구컨벤션뷰로의 명칭변경과 공동운영 등 세부적인 협력방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지속해온 대구와 경북의 전시컨벤션분야의 협력, 예컨대 전시회 공동개최나 경북업체의 전시회 참가 등의 사업도 보다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성공적인 전시회와 국제회의의 개최를 위해서는 대구의 산업과 경북의 문화를 연계시키려는 보다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중앙고속국도를 이용한 안동의 유교문화와 고속철도의 건설로 불과 30분밖에 걸리지 않는 경주의 세계적인 불교문화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구의 국제적인 회의 개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특급호텔의 부족이라는 측면에서도 대구에 특급호텔 건립을 추진하기보다는 경주의 기존시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넷째, EXCO가 목표로 하는 '세계화, 지방화 시대를 선도하는 초일류 컨벤션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2008년 인터불고 호텔 완공 및 2011년 EXCO 확장과 더불어 계획중인 자기부상열차 도입 등도 차질없이 진행되어 전시컨벤션 Complex로 거듭 나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전시컨벤션산업에 대한 인식전환 및 하드웨어적 요소의 확충뿐만 아니라 전시컨벤션 전문인력의 양성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보완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어려웠지만 EXCO 확장 결정으로 전시컨벤션산업에서 대구와 경북이 손에 손잡고 함께하는 '상큼한 첫출발'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성공적인 결승점의 도달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EXCO 확장결정을 지역의 전시컨벤션산업뿐 아니라 더 나아가 대구·경북 경제통합의 완성으로 가는 호기로 삼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때다.
서민교 대구대 무역학과교수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