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기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를 주관하는 섬산협에 예년과 달리 내년 행사에 관한 예산 지원을 아직 하고 있지 않은 것. 이를 놓고 업계에선 섬산협이 지금까지 PID와 대구국제패션페어 등을 열면서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데 따른 '질타성'이란 견해가 나오고 있다.
◆원인은 뭘까
기존엔 대구시가 매년 3월 열리는 PID에 대비해 전년도 7월쯤 준비예산금을 지원하고 전년 말이나 당해연 초에 본 예산을 지원해왔다. 섬산협은 이에 따라 전년도 7월부터 PID와 관련된 대외 홍보나 업체 유치 등 준비를 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대구시가 준비예산금을 지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대구시가 섬산협을 불신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시에선 지역에서 열리는 전시회 중 PID에 가장 많은 사업비(2007년의 경우 15억 원)가 들어가는데도 이에 걸맞는 성과가 뚜렷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 한 예로 대구시가 최근 2006년 PID 평가를 한 결과, 참가업체 만족도나 바이어 유치 등을 나타내는 '성과' 부문이 전체 항목 중 꼴찌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제 행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국내 행사로 정체되고 발전이 없다는 평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지난 7월 섬산협으로부터 내년 PID 사업계획서를 보고 받은 후 보다 획기적인 세부 계획안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사업비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뭔가 특단의 대책이 없는 이상 향후 PID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앞으로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사업비의 10% 범위 내에서 축소도 고려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최근 대구시 감사관실로부터 섬산협이 사업비의 일부를 인건비로 사용한 것에 대해 지적을 받은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예전엔 섬산협이 대구시로부터 민간행사보조금 형식으로 사업비 지원을 받아 인건비 등에 활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예산지침이 민간행사보조금에서 인건비나 임대료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바꿨는데도 기존 방식을 사용해오다 감사 지적을 받은 것. 이에 따라 시에선 예산 지원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섬산협의 입장은?
섬산협은 이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예산 지원은 절차상 조금 빨라질 수도, 조금 늦어질 수도 있다는 것. 더구나 올해의 경우 10월 초에 대구국제패션페어 행사가 있어 지금까지 내년 PID 준비가 소홀했지만 현재 업체 참가 독려 등 준비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단지 대구시가 내년으로 PID가 7회째를 맞기 때문에 좀 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좀 더 도약하자는 의미에서 여러 의견이 오고가고 있다는 것.
섬산협 관계자는 "준비예산금을 받지 못해 대외 홍보나 업체 유치 등의 주요 업무에 제약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경비를 줄이는 쪽으로 작업을 집중해 준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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