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기업들, 너도나도 '철통 보안'

최근 수조 원대의 기술유출과 10억 원대가 넘는 원자재 도난 등으로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포항공단 대형 철강업체를 비롯한 지역 대기업들이 기술유출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검색절차 강화 등 '철통보안'을 외치고 나섰다.

외부인의 회사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인천공항 검색대를 연상하듯 수백 개의 감시카메라와 X-RAY 투시기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

얼마 전 주요 철강재 제조기술의 해외 경쟁사 유출로 수천억 원대의 피해를 입은 포스코는 회사 밖으로 발송하는 이메일은 반드시 직책보임자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외장형 데이터 저장기기(USB)는 읽을 수 있는 기능을 제외한 저장 등의 모든 기능을 차단시켜버렸다. 기술유출이 USB를 통해 회사 밖으로 나간 것으로 경찰조사 밝혀졌기 때문. 또 회사의 각종 지적재산권이 몰려 있는 기술연구소 경우 연구원을 제외한 일반인의 출입은 엄격하게 통제하고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해 수시로 보안상태를 점검받고 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포항공단 내 다른 대형 철강사들도 회사를 드나드는 모든 차량에 대한 검색을 엄격하게 하고 있다. 최근 경찰에 적발된 비철류 절도범들이 훔친 회사 자재를 차량 공구박스와 오토바이 운전석 밑 공간 등에 숨겨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수입 고철이 들어오는 포항신항 고철야적장을 운영하는 전문업체들은 외부에 용역을 주던 통제실을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야적장에는 송장과 계중확인서 및 대조확인증 등 3중 검문장치를 만들었다. 곳곳에 차단장치를 세워 수시검문 시스템도 구축했다.

구미공단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X-RAY 투시기는 물론 200여 대의 감시카메라를 사업장 곳곳에 설치, 상황실에서 48개의 화면으로 24시간 철통감시를 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도 마찬가지. 전산망의 외부침입을 막기 위해 방화벽에다 침입방지시스템(IDS), 무선랜 보안 등 이중삼중으로 안전장치를 구축해놓은 것. 또 간부들을 대상으로 보안교육을 수시로 연다.

LG전자 역시 사업장 내에서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검색하고 있다. 특히 회사 기밀과 관련된 부서에 있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수시로 강도높은 인성·자질 교육 등으로 특별관리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술유출 등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도 문제지만 회사 이미지 하락에 따른 잠재적 기업가치 추락이 더 큰 타격이라는 판단에 따라 보안점검 수위를 크게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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