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틸러스로 하나되자" 축구 사랑에 포항 하나로

▲ 지난 28일 울산전 당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원정응원을 하고 있는 포항응원단.
▲ 지난 28일 울산전 당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원정응원을 하고 있는 포항응원단.

"내친 김에 우승까지 갈랍니다. 시민 여러분 조금만 더 도와 주십시오."

축구도시 포항이 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를 중심으로 오랜만에 하나로 뭉쳤다.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수원에서 열리는 2007 K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도시 전체가 우승을 향한 열망을 태우며 응원단으로 변신했다.

포항은 올시즌 K리그에서 5위를 차지해 간신히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가 지난 20일 창원에서 경남을 이기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을 때만 해도 축구 열정이 강한 시민들은 스타급 선수들이 없는 상태에서 거둔 성적이어서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지난 28일 울산 원정경기에서 홈팀 울산을 2대1로 꺾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창원·울산 찍고, 수원(수원 삼성)너머 성남(성남 일화)가자."며 모든 시민들이 스틸러스를 적극 응원하고 나섰다.

20일 창원과의 경기 때는 포항시민 1천 명이 2시간을 달려 응원석 한 중간을 붉은 색으로 메웠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응원단에 감복한 선수들은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낚았다.

울산전 때는 1천500 명이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포항!'을 외쳤다. 덕분에 포항은 울산을 꺾었다. 이날 경기에는 박승호 시장을 비롯한 300 명의 공무원 응원단이 시민들과 함께 해 선수들의 사기를 더욱 돋웠다. 포스코는 응원단에게 버스 15대를 제공했다.

31일 수원전에도 이 같은 열기는 그대로 유지된다. 스틸러스는 공식 응원단 3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 수원 원정에 나서기로 했다. 이 날이 평일이어서 울산전 때보다 규모는 적지만 공무원 100여 명도 휴가를 내고 응원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공무원 정모(46) 씨는 "포항의 상징인 붉은 상의를 입고 수원월드컵 경기장을 용광로 열기로 녹이고 오겠다."고 말했다.

또 당일 수원경기장에 가지 못하는 많은 시민들도 이날 하루 붉은 옷을 입고 포항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며 포항스틸러스 응원하기로 해 10월의 마지막 날 포항은 붉은 물결로 출렁거릴 전망이다. 수원을 꺾으면 포항은 성남과 우승을 놓고 또 한판의 대회전을 벌인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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