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천만원' 일본차가 몰려온다

日자동차 한국 공습

▲ (사진 위로부터)닛산 무라노, 도요타 캠리, 닛산 로그, 닛산 알티마, 혼다 신형 어코드.
▲ (사진 위로부터)닛산 무라노, 도요타 캠리, 닛산 로그, 닛산 알티마, 혼다 신형 어코드.

일본차들의 국내 '대공습'이 시작됐다. 닛산자동차가 최근 국내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도요타도 조만간 국내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혼다코리아도 최근 대구지역 공식 딜러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판매 강화에 나서고 있어 일본자동차 '빅3'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 일본차들의 본격 진출이 발표되면서 기존 수입차와 국산차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시장 '일본차 삼국지'

한국닛산은 지난 10일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와 별도로 중·저가 브랜드를 내년 10월 출시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데다 과거 수입차 시장이 럭셔리 일변도에서 중·저가 차량으로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지금이 닛산 브랜드를 투입할 적기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내년 10월 출시될 닛산 차량은 모두 3종. 크로스오버 스포츠실용차(SUV)인 '로그'와 닛산의 대표 모델인 중형 스포츠 실용차 '무라노', 중형 승용차 '알티마' 등으로 현재 북미 지역에서 2천만~3천만 원 정도에 팔리고 있는 비교적 중·저가 차량들이다.

도요타도 지난 25일 와타나베 가쓰아키 사장이 한국 진출을 시사하는 등 본사 차원에서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도요타의 중형차 브랜드인 '캠리'의 국내 시장 상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캠리의 가격은 동급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 ES350'보다 2천만 원 이상 낮은 3천만~4천만 원 정도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

기존 CR-V(3천만~3천500만 원)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대중차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혼다도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16일 썬모터스와 대구지역 공식딜러 계약을 체결했다. 혼다코리아는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8개의 딜러를 보유하게 되었고 향후 광주 등 광역시 중심의 딜러체계를 구축해 전국적인 딜러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1월엔 월드 베스트셀링카인 '어코드'의 신형도 선보일 계획.

일본자동차업계 4위인 미쓰비시자동차도 올해 안에 대우차판매와 판매 계약을 맺고 스포츠유틸리티(SUV)인 파제로와 준중형 세단인 랜서 등 3종으로 한국 시장에 본격 뛰어들 전망이다.

◆자동차업계 "우리 떨고 있니?"

잇따른 일본 수입차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무엇보다 과거와 달리 중·저가 브랜드 진출이라는 점에서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점유율이 꾸준히 높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대중차의 대거 진출은 이같은 추세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것.

현재 수입차 신규 등록에서 일본차의 비중은 30%가 넘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01년 전체 수입차 신규등록대수에서 일본차는 841대를 기록, 전체의 10.9%에 불과했지만 2003년 3천774대(19.4%)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1만 2천205대(30.1%)로 처음 30%대를 넘어섰다.

특히 대구지역에선 렉서스로 대표되는 일본 수입차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 렉서스의 경우 대구지역에서만 수입차 시장에서 전체 신규 판매량의 3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황병권 (주)와이엠모터스 팀장은 "지역의 보수성과 렉서스의 디자인, 한국적인 설계 등이 맞아떨어져 유독 대구에서의 점유율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벤츠나 BMW 등 프리미엄급 수입차의 경우 영향이 미미하겠지만 그보다 가격이 한 단계 아래인 수입차들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국산차 업계의 걱정이 크다. 현대차는 자신들이 타깃으로 판단,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제 국내 자동차시장도 명실상부한 무한경쟁 체제로 바뀌고 있는 만큼 품질과 가격 경쟁력 향상, 서비스 강화 등에 더욱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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