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매일신문사를 비롯, 강원일보·광주일보·경남신문·경인일보·대전일보·부산일보·전북일보·제주일보 등 전국 지방 유력일간지 9개사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회장 최승익 강원일보 회장)는 각 지역별로 직접 현장을 취재, 올 12월 제 17대 대선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대선 민심을 살펴본다. 먼저 이번 대선에서 17대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는 충청지역 민심을 알아본다.
'충청민이 선택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충청민은 이기는 후보 쪽에 선다.'
어느 주장이 옳든 13~16대 대통령은 모두 충청권에서 승리했고, 오는 12월 19일로 예정된 제17대 대선에서도 전체 유권자의 8.3%에 불과한 충청의 민심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대선이 영·호남대결로 치러진 만큼 이번 대선도 영남출신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맞설 범여권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이인제 민주당 후보 가운데 누가 되더라도 호남의 지지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호남의 대결구도에서 충청 출신의 이인제, 심대평 후보가 각각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됐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설도 흘러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충청민들은 '좀 더 두고 봐야지.'라며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17대 대선에서 충청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충청민의 표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심대평 후보의 타 후보와의 연합 여부로 예상된다. 비록 국회의원 5명에 불과한 초미니 정당의 후보이나,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의 후보인 만큼 충청민은 심 후보의 행보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여러 차례 대선 완주를 선언했음에도 충청민들은 심 후보의 독자행보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있다.
현실적으로 심 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은 낮다. 대전일보가 지난 10월 1일 충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심 후보의 대선출마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47.0%)가 긍정적 평가(34.0%)보다 높았고, 지지율도 5.3%에 그쳤다. 이처럼 낮은 지지율 속에서 독자행보를 한다면 선거결과는 뻔하기 때문이다. 심 후보가 연합을 할 경우'어느 후보와 연합할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는 현재 한나라당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범여권 후보와의 연합이 점쳐진다. 또 이념적 성향을 고려할 때 비슷한 한나라당과의 연합 가능성도 높다.
심 후보가 한나라당과 연합할 경우 충청민은 이명박 후보에게 상당히 집중된 지지를 보이게 될 것으로 보이나, 범여권과 힘을 합칠 경우에 충청의 표는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재현(30) 씨는"심 후보가 지지도는 낮지만 충청지역의 이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충청민의 상당수는 심 후보의 선택에 동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충청민의 선택에 또 다른 변수는 이인제 민주당 후보다. 충남 논산출신인 이 후보는 지난 15대 대선에서 500만표에 가까운 득표를 통해 차기 대권후보 1순위로 거론된 인물이다. 이 후보는 고향인 충청과 도지사를 한 경기도,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을 하나로 묶은 '서부벨트' 구상을 밝히며 대권 행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선 출마설이 거론되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행보도 지역민들에게는 커다란 관심이다. 지난 23일'충청의 미래' 회원들이 이 전 총재의 대통령 후보 출마 촉구대회를 열었고, 24~25일에는 연이어 장외 집회에 참석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총재의 행보는 충청민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켜 이명박 후보 지지층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충청지역에서는 전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명박 후보 쏠림 현상이 상대적으로 낮다. 지난 10월 대전일보의 충청인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는 45.0%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 4·25 보궐선거에서 심대평 후보를 당선시킨 충청민들은 또 다시 대선에서 선택의 폭을 열어놨다. 한나라당 텃밭도, 범여권 텃밭도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킨 것이다. 충청의 선택이 이번 대선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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