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프로야구 한국 시리즈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고난을 딛고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SK 와이번스의 김재현이 거론되겠지만 김성근 SK 감독이야말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오랜 지도자 생활을 통해 빛나는 경력을 쌓아왔으면서도 우승 경력이 없었던 그는 마침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함으로써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경기 전날 밤잠을 설치며 기록을 파고 들고 상대를 연구하는 이 노장 감독은 해박한 이론가를 넘어서 '야구의 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야구에 정통하고 극한의 치밀함을 추구해왔다. 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팀을 조련해 뛰어난 성적을 올리는 데 일가견이 있는 그는 스타급 선수들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신이 발굴한 선수들을 경기 상황에 맞게 잘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때문인지 한국시리즈 우승팀 SK에는 이상하게도 올스타에 뽑히거나 개인 타이틀 수상자가 없으며 박재홍, 김재현 같은 스타급 선수들도 시즌 중에 중용되지 못하다 한국시리즈에 와서야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 시절에도 중간계투인 김현욱이 20승 투수가 되는 독특한 경기 운영으로 화제가 됐었다. 그래서 그는 종종 선수보다 관심을 모으는 감독이 되곤 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튼햄 핫스퍼 구단은 네덜란드 출신 마틴 욜 감독을 물러나게 하고 그 후임으로 스페인 출신의 후안 데 라모스 감독을 영입했다. 토튼햄 구단은 로비 킨,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등 뛰어난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욜 감독이 리그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자 그의 옷을 벗겼다. 그러나 네덜란드 출신의 욜 감독은 스타급 선수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팀을 잘 이끈다는 평가를 받으며 차기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라모스 감독 역시 욜 감독처럼 자국 리그의 하위 팀들을 좋은 성적으로 이끌어 성공을 거두었던 인물. 부진에 빠진 팀을 매끄럽게 개혁해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마르코 판 바스텐 감독은 너무나도 유명한 스타 출신 감독. 그는 지난해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들의 명성을 무시한 채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으나 네덜란드는 16강에 오르는 데 그쳤다. 유로2008에서의 결과가 그의 감독 역량을 최종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조제 무리뉴 전 첼시 감독은 스타 선수들을 휘어잡았지만 불협화음 끝에 물러났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좋아하는 안드리 세브첸코를 무리뉴 감독이 선호하지 않아 구단주와 갈등이 빚어지자 무리뉴 감독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후임인 아브람 그랜트 감독은 무리뉴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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