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대구·경북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이 사라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주)한국성산이 30일 경기도 오산에 본사를 둔 코스닥 상장업체 (주)모보에 최종 매각됐다. 대구 달성공단에 본사를 둔 한국성산은 모터코아가 주력생산품으로 지난 1999년 대구시중소기업대상을 수상하는 등 대표적인 우량 향토기업이었다. 한국성산을 인수한 모보는 자회사인 엠비메탈과 한국성산을 연내에 합병시킬 방침이어서 본사가 수도권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의 스타기업으로 선정됐던 코스닥 상장업체 디보스(LCDTV 전문제조업체)도 구미에서 대구로 본사를 옮겨오고, 옛 삼성상용차 부지에 대규모 공장부지를 마련하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을 펴왔지만 이달초 수도권업체인 (주)인터렉티브미디어시스템에 팔렸다.
역시 코스닥 상장업체인 경산의 농산물 전문 업체 도들샘도 경기도 광주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업체 에이스하이텍에 지난달 M&A 됐으며 다음달 24일 주주총회를 통해 본사가 경기도 광주로 옮겨간다.
칠곡의 코스닥 상장업체 퓨어나노텍(모터펌프 전문제조업체)도 인기드라마 '태왕사신기' 제작업체로 유명한 김종학 프로덕션에 흡수합병 됐으며 지난달말에 본사가 서울로 옮겨졌다.
M&A는 되지 않았지만 스스로 본사를 옮겨간 상장기업도 최근 잇따랐다.
휴대전화 부품과 과학기자재 등을 주력으로 하는 코스닥 상장기업 유젠텍(주)이 지난 8월 '영인프런티어'로 이름을 바꾼 뒤 서울로 본사를 옮겼으며 역시 코스닥 상장업체인 현원도 지난 6월 말 대구 동구 신천동이던 본사 주소지를 서울로 바꿨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대구사무소에 따르면 대구·경북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은 지난해말 99개에 이르렀으나 불과 1년도 안돼 외지업체에 M&A되거나 스스로 본사를 옮기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92개로 줄었으며 도들샘이 다음달 주총을 통해 경기도로의 본사 이전을 결의하면 91개로 축소된다.
대구의 한 상공인은 "POSCO가 세계적 기업이지만 본사를 포항에 두고 있음으로 해서 지역에 미치는 세금 유입과 간접적인 지역발전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특히 지역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은 본사 소재 도시를 국내외 증시 투자자들에게 자연스레 알리는 효과도 크므로 지역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이 자꾸만 떠나가는 일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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